지난 5일 포항제철소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 관련
단체 “안전경영, ‘보도자료용 약속’에 머물러 있어”

야간의 포항제철소 모습 / 회사 누리집. 
야간의 포항제철소 모습 / 회사 누리집. 

지난 5일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사고는 직경 2.5cm 배관이 파손돼 불산·질산 혼합액이 누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산은 강한 부식성과 독성을 가진 고위험 물질로 알려져 있다.

노동계에 의하면 이번 사고는 사업장이 아닌 병원에서 경찰에 신고하면서 뒤늦게 알려졌고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점은 사고 이후 2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사고 발생 즉시 가동돼야 할 비상대응체계가 작동하지 않았고 초기 대응이 지연되며 피해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학물질감시단체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화학물질 사고임에도 이를 은폐 및 축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공장 수리에 앞서 사전 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가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작업 전 안전교육은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안전관리자는 무엇을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제철소와 같은 대형사업장의 경우 신고 지연의 원인 중 하나가 회사 내 자체 보고체계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위 단체는 “사고의 신속한 대응과 확산 방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고체계 전반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신고 지연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즉시 신고 법제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포스코에선 올해 3건의 중대재해가 있었고 그룹 차원의 ‘안전경영 강화 약속’을 선언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이번에 사고가 났다.

이에 대해 건생지사 측은 “반복되는 사고는 안전경영이 단지 ‘선언’과 ‘보도자료용 약속’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의 누출 물질에 대해 “산은 피부만 태우는 산이 아니”라며 “피부를 뚫고 혈관, 뼈까지 침투하며 혈중 칼슘을 파괴하고 심장박동을 멈추게 만드는 ‘침묵하는 독’”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초기 통증이 적어 방치되기 쉽지만 수 시간 뒤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작업자는 방독마스크, 내화학 보호복·장갑을 착용해야 했고 현장에는 글루콘산칼슘 응급제와 샤워 설비, 즉시 119 신고 체계가 준비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사고 전인 지난 1일 조직 활력 제고를 위한다며 보디빌딩대회 등을 개최하며 사기 진작을 노렸지만 이번에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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