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ESG 경영을 기업의 미래가치로 여겨
지난 4일 배터리 체결 볼트 빠진 채 출고, 회사는 판에 밖힌 답변만
지난 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화재 발생

기아 EV6/사진 = 기아 홈페이지 캡처
기아 EV6/사진 = 기아 홈페이지 캡처

국토교통부는 19일 기아에서 제작 또는 판매한 전기차 EV6의 2021년 7월 12일부터 2022년 5월 3일 사이 생산분 1만 8593대에서 동력전달장치 기타 즉 전자식 변속 제어장치 소프트웨어(SW) 제작결함이 발견돼 리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EV6는 주차 중 주차위치(P단) 확인신호에 순간적 오류발생 시 일시적 주차 해제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경사로 주차 중 차량 전/후방 밀림으로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에 들어간다.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의 타부착 부분/ 사진 = YTN 캡처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의 타부착 부분/ 사진 = YTN 캡처

앞서 지난 4일 기아의 EV6 신차에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품이 빠진채 출고됐다고 YTN은 보도했다. 

고객 A씨는 EV6로 고속도로 주행 중 냉각수 경고등이 켜진 것을 보고 가까운 정비소를 찾았다. 확인 결과 고정볼트가 3개가 빠졌고 심지어 나머지 볼트들도 탈부착 흔적으로 보이는 조금씩 닳은 상태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의 탈부착 부분 인정/사진 = YTN 캡처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의 탈부착 부분 인정/사진 = YTN 캡처

이에 안전에 위험을 느낀 A씨 기아 측에 배터리팩 교체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사고 위험 큰데 해 줄 게 없다, 빠진 볼트를 다시 채웠으니 문제가 없다”는 안하무인식이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 빠진 부분에 원론적 답변/사진 = YTN 캡처
기아 전기차 EV6 신차 배터리 볼트 빠진 부분에 원론적 답변/사진 = YTN 캡처

더군다나 기아는 YTN 취재진 질의에 차량 생산과정의 조립 불량을 핑계대며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판에 박힌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기아의 고객대응과 안전인식이 정의선 회장이 추구하는 ESG 경영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헝가리에서 기아차 EV6가 콘크리트 충돌 후 큰 화재가 발생한 장면이 포착됐다/유튜브 캡처
헝가리에서 기아차 EV6가 콘크리트 충돌 후 큰 화재가 발생한 장면이 포착됐다/유튜브 캡처

지난 2월 'EV6'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장벽과 충돌 뒤 화재가 발생한 점을 들어, 화재원인을 차량내부 배터리가 아닌 외부충돌이나 다른 결함으로 보고 원인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누리꾼들은 고압 케이블이 손상을 화재원인으로 올렸다. 이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리튬이온 배터리 전원을 공급 부분에서 화재에 휩싸이면 좀 처럼 끄기 어렵다는 의견을 올렸다.

EV6 고주파 소음 측정/사진 = KBS 화면 캡처
EV6 고주파 소음 측정/사진 = KBS 화면 캡처

지난 3월에도 EV6는 주행 중 고주파 소음이 난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주행 속도가 시속 10km 이하가 되면 갑자기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소리 전문가와 측정기를 통한 고주파 음의 강도에 대한 직접 확인에서 시속 10km 이하로 주행하면 갑자기 6천 헤르츠 부근에서 3초간 들렸다고 KBS는 보도했다.

자동차 전문가는 주변소음이 적은 엔진없는 자동차에서 6천 헤르츠 정도의 소음은 사람 귀에 되게 민감할 수 있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인 전기차는 고주파 음향이 지속적·간헐적으로 들린다면 안전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차량에서 발생한 소리때문에 일부 고객들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원인을 조사 중이라는 앵무새같은 답변만 늘어놨다.

상습이란 반복된 행위에 의하여 얻어진 행위자의 습벽으로 인해 죄를 범하는 것을 말한다. EV6의 고객불편 사항이 형법상 상습은 아니더라도 고객의 신뢰와 성실을 저버리며, 고객 안전에 대한 무심한 언행이 마음의 상습범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ESG 경영을 위해 환경 즉 탄소제로를 표현하는 정의선 회장/사진 = 현대차
ESG 경영을 위해 환경 즉 탄소제로를 표현하는 정의선 회장/사진 = 현대차

반복됐던 문제에 대해 리콜 및 더 근본적인 조치로 고객의 신뢰를 쌓는 일은 정의선 회장이 미래사업 경영을 ESG 중심으로 추진하며 구체화하는 전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반응이다. 

정 회장은 기업 최고경영자 이미지(PI : President Identity) 전략에서 신사업 추진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 등 새로운 경영전략과 조직문화 변화에 발맞춰 캐주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보수적인 기업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 정 회장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이 기아의 전기차 EV6의 논란을 잠재우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한편 대한상의는 요즘 사회 공헌과 국민의 인정을 받는 일이 매우 중요해진 만큼 '신기업가 정신'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오는 24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이 열린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대기업,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등 스타트업까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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