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건 적건, 어른이건 아이들이건 전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는 없다.한 번도 감전돼본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봐서 알고 들어서 아는 것이 ‘전기는 무서우니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안의 가장이라는 남자들 중에 전구 하나 제대로 갈아 끼우지 못하는 불출급의 겁쟁이들이 있다.그런데 이처럼 사람들이 전기에 대해서는 충분한 경계심을 갖고 있음에도 감전사고가 빈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벼락처럼 사람이 다가가지 않는데도 위에서 내리치며 감전을 일으키는 경우를 빼곤 사람들이 감전사고를 일으키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도 전기 때문에 다치고 죽는 사람이 아주 많다. 감전사고는 역시 전기를 다루는 작업장에서 다발하는데 그 감전 위험요인을 찾아보면 충전부에 신체가 접촉되거나 크레인 콘크리트 펌프카 등 장비가 고압선 등에 접촉되는 경우나 아니면 누전으로 인한 감전 또는 스파크 아크로 인한 화상이 대부분이다. 감전이란 무엇인가. 감전은 영어로 ‘electric shock’이며 간단히 풀이를 하자면 ‘인체에 전류가 흘러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감전은 일단 인체의 일부, 즉 신체가 전기에 접촉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그 치명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다들 두려워한다. 하지만 감전사고는 전기와 감전에 대한 속성만 잘 이해하면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설명한대로 전기는 인체에 전류가 흘러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인데 그 생리적 변화의 정도에 따라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또 무사할 수도 있다.감전의 생리적 변화는 전원이 교류인가 직류인가 또는 벼락과 같은 강력한 충격파인가에 따라 다르고 전류가 인체 내를 흐르는 통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즉 인체의 생리적 변화는 전압의 크기보다는 전류의 세기와 통로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피부의 건조도와 전원에 접촉한 강도에 따라 그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피부가 건조하고 전원에 약하게 닿았을 때는 별 위험이 없으나 땀이 나 있거나 젖어있는 피부에 닿으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또한 전류가 흐른 시간의 양에 따라서 위험이 더할 수도 있다. 감전이 발생했을 때 인체를 통과하는 전류가 어떤 수치에 이르면 비로소 자극을 느끼고 전류가 더 증가하면 근육에 경련을 일으킨다.전류의 증가에 따라 그 범위가 넓어져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데 이러한 전류를 불수전류(不隨電流)라고 한다.전류가 더 증가하면 호흡장애와 함께 의식을 잃게 되고 심장장애, 신경장애, 화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최소 감지(感知) 전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교류에서는 1㎃, 직류에서는 5㎃ 정도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전기에 접촉해도 운동에 지장이 없는 최대한의 전류를 가수전류(可隨電流)라 하는데 이것도 개인차가 있어 성년남자, 성년여자, 어린이 순으로 작아진다.대체로 교류의 경우에 성년남자는 9㎃, 성년여자는 6㎃ 정도이고, 직류의 경우에는 각각 62㎃, 41㎃ 정도인데, 20㎃ 이상일 때는 화상이 생겨 인체의 저항 값이 감소되면서 전류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 또 100㎃에 가까우면 심장경련을 일으켜 치명적인 위험이 따르는데 이 값은 연소자나 허약자 일수록 작다.감전의 응급처치는 먼저 전원을 끊고 환자를 전원에서 떼어 내야 하는데 이 때 구조자 자신이 감전되지 않도록 건조한 고무나 가죽제품의 장갑과 신발을 착용하고 바닥에는 담요를 깔아서 전류가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환자가 의식을 잃고 가사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중추신경이 마비돼 있기 때문에 보통 방법으로는 죽음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체온의 냉각, 사후경직이 없는 한 장시간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공중에 나는 새는 전선에 앉아 있어도 왜 감전이 되지 않는가 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감전은 단순히 전기에 접촉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류가 신체를 통과하는 경우가 감전인데 문제는 그 세기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전류가 인체를 통과하는 것은 인체가 접지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한 손으로 전선을 잡고 매달려 있어 접지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그 역시 감전은 일어나지 않는다.한해 중 7, 8월. 바로 요즈음이 감전사고가 가장 많은, 즉 감전사고가 집중되는 시기인데 그 이유는 앞서의 설명을 이해한다면 자명해진다.감전을 일으키고 그 피해를 극대화하는 여름철 습기가 원인일 수 있다. 그러니 이 시기엔 가능한 한 전기로부터 멀어질 필요가 있다. 팔불출 소리를 들을지언정 전기를 두려할 줄 아는 이가 현명한 사람이다.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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