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뤄낸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여러 가지 뒷얘기를 남겼다. 아프리카는 마침내 ‘월드컵 개최 대륙’의 염원을 달성했으나 축구에서도 여전히 검은 대륙을 벗어나지 못했다. 가나가 홀로 8강에 올라 가까스로 체면을 세웠다. 다만 월드컵대회를 처음 치러낸 아프리카 대륙으로서는 그나마 큰 사고 없이 대회를 끝낸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이번 월드컵 때문에 아프리카에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그야말로 재미있는 일화가 많다.아프리카 사람들. 그 사람들은 무얼 하건 간에 일 처리가 정말 느려 그야말로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은 가슴을 쳤었단다.하도 답답해서 “왜 그러냐?”, “무슨 일을 그 따위로 끌고 있는냐?” 따지면 왜 그런지, 왜 느린지는 설명 않고 그저 한 마디 “This is Africa”라고 한단다.아프리카가 한심한 걸 그들 자신도 인정을 하는 모양이다.‘로마에선 로마법’이라고 나중에는 다들 그 사람들처럼 그냥 포기하고 기다리는 버릇이 절로 생겼다.요하네스버그의 한 호텔에서는 30명 회식의 식사비를 계산하는데 무려 30분이 걸리는 걸 보고 아예 질려버렸다고 경험담을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This is Africa”라고 하는 것은 자조적이며 자포자기적인 표현으로 해석된다.그들은 이제부터 아프리카의 문제점들을 그들 스스로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그런데 이와 비슷한 현상이 우리에게도 있다. 큰 일만 터졌다 하면 으레 죄를 뒤집어쓰는 것이 안전불감증이다.우리는 왜 안전불감증을 잡지 못하는 것인가.  사실 안전에 대한 이론적인 탐구는 늘 시작이 있을 뿐 끝이 없는 우리들의 평생과업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여태껏 우리는 안전불감증 타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우리 사회에 ‘안전문화’라는 말이 쓰이게 된 것도 시기적으론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다. 1990년대 이후 안전을 우선시 하는 안전문화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민적 안전의식이 싹트기 시작했으나 그럼에도 대형사고들은 그치지 않았다.그 숱한 생명 희생의 대가로 얻어낸 것이 있다면 “우리들이 여전히 안전불감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어두운 현주소를 발견해 낸 것이었다. 안전의 개념이 워낙 범위가 크긴 하지만 결코 못 올라갈 나무는 아니다. 더욱이 안전은 “내가 지키는 것”이며 “지키면 안전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 원리가 밝혀져 있으니 우리가 열심히 하기만 하면 안전불감증은 문제없이 잡아낼 수 있다.남은 것은 어떻게 내가 안전의식을 몸에 붙이고 사느냐 하는 과제를 푸는 것뿐이다.  손자병법에 실려 있는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란 말은 “안전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 그야말로 100% 특효약”이라는 재해예방 안전수칙과 코드가 딱 맞아떨어지는 말이다.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는 교훈은 위험으로 부터의 안전지킴이로 가장 적합한 비유라 할 것이다.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은 놀라울 만치 잘 싸웠다. 경기력이 크게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것은 우리 축구가 바로 “지피지기백전불태” 전략을 잘 소화해낸 결과이기도 했다. 우리는 적의 능력을 파악하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상대의 전략을 일일이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는 전술을 몸에 익혔다. 체력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하여 조직력을 배양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우리는 헝가리에 9대 0, 터키에 7대 0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날 동안 우리는 절치부심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끝에 2002년 월드컵 4강에 올랐고 이번 원정 16강을 달성했으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부푼 희망으로 기대하고 있다.안전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스스로 부끄럽게 만들었던 안전불감증도 이젠 추억의 단어로 물려버릴 때가 됐다.“안전불감증이여, 안녕!”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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