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높이의 건축물은 쳐다보기만 해도 위압적이다. 그런데 그 높은 건물을 올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타워크레인이다. 그것이 50층이건 100층이 넘건 건물이 올라가는데 따라 쑥쑥 키가 자라면서 마치 킹콩처럼 건물 위로 긴 팔을 펼치고 있는 괴물 타워크레인은 늘 미스터리의 주인공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저리 키 큰 괴물이 스스로 키가 자랄까 하는 궁금증을 갖는다. 높은 것은 언제나 추락의 위험을 갖고 있다. 높을수록 위험하다.“타워크레인은 어떻게 해서 건물 높이만큼 계속 올라갈 수 있나요?” 하고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그 원리를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심지어 타워크레인이 설치돼 있는 건설현장의 근로자들도 타워크레인의 원리를 잘 모르고 있다.타워크레인은 높은 곳에 위치하므로 특히 전도사고가 많아서 일명 ‘과부제조기’라는 아주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갖는 의문은 바로 이 괴물에게 왜 끊임없이 인명이란 가장 값진 것을 마치 제물처럼 바쳐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타워크레인이라는 것이 키가 크면 클수록 마스트가 꺾이기 쉽고 또 해체 시엔 더더욱 사고위험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툭하면 타워크레인이 쓰러지고 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타워크레인 뿐 아니라 그 어느 곳이든 높은 곳이면 사고의 원인 제공자가 된다. 이를 피하려면 이에 대한 조처를 해야 하는데 왜 그러지를 못하느냐 하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매우 궁색하다. 이런 경우 흔히 안전불감증을 내세워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타워크레인의 경우 허리가 길고 머리 윗 쪽이 가분수형으로 커서 다른 장비에 비해 늘 전복·전도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크다.이것이 태생부터 비정상적으로 생겨 사고다발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데도 그 절대 필요성 때문에 인명피해를 감수한다는 것은 안전제일의 현 시대에는 말이 안 되는 것 중의 하나다. 잘못된 것은 다부지게 시정하는 결단이 필요한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자체의 보강도 필요하고 관리도 꾸준해야 한다.안전의 근본은 예방이다. 하지만 인간 본성이 예방을 소홀히 하는 탓인지 예방은 늘 뒷전이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 안전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는 현 시대인 만큼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그 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국민생활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려는 것도 이제는 나라의 책임과 국민의 책임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안전은 국민이 만들고 국민은 나라를 만든다. 국민이 안전해야 나라가 튼튼하다.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높은 곳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높은 곳에서의 위험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곳에 익숙해지면 위험에 대한 방어도 둔감해 진다. 이것이 바로 안전의 끈을 놓는 계기가 되며 생명조차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안전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 근본이지만 이것이 어렵기에 사회와 국가가 나서 전체의 안전을 위한 시책을 펼친다.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인가에 따라 안전한 나라 그렇지 못한 나라로 구분되고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가려진다. 그러고 보면 안전에 있어서는 아직도 우리가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전을 추구하는 선진국은 사회의 안전망을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Safe Community가 그것이다. 이 안전망은 혼자서는 어려운 것을 여럿이 합심해 극복해내는 시스템이다. 현재로는 안전을 위해 고안된 최선책이랄 수 있다. 우리도 이 시스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안전도시 만들기도 이의 일환인데 그 작업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지금은 모두가 이 안전시스템에 관심을 가질 때다. 이에 대한 다방면의 홍보도 필요하다.myungw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