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을 보내고 기축년(己丑年)을 맞이하면서 누구나 묵은 해를 돌아보며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은 마무리하고 새해 소망을 빌어 볼 것이다.새해 소망 속에는 행복, 명예, 지위, 부 라는 단어들을 연상하고 건강, 화목, 기쁨, 승진 등을 떠올리며 질병, 다툼, 슬픔, 실직 등 암울한 단어들은 지우고 싶을 것이다.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을진대 누구는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고 누구는 슬프고 고된 삶을 사는 걸까?즐겁고 건강한 삶을 가져다주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을 얻으려 사는가? 이러한 의문은 인간이 사고력을 갖기 시작한 선사시대부터 던져 왔던 것이며 천차만별의 크고 작은 의견들이 있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귀결되는 것은 행복한 삶이 아닐까?행복(幸福)과 불행(不幸)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그럼 무엇일까? 부귀영화, 명예, 쾌락, 사랑…. 금전적 부를 많이 축적한 자라면 모두가 행복한가? 섣불리 긍정적인 답을 얻기 어렵다. 높은 지위를 얻은 자는 모두가 행복한가? 이도 전부는 아닐 것이다. 육체적 쾌락을 누리면 행복한가? 이도 뒤에 오는 공허함이 있을 것이요. 일도 하지 않고 마냥 놀기만 하면 행복한가? 이도 아닐 것이다. 매일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고 여행만 하면 행복한가? 이도 금방 식상해 질 것이다.그럼 행복과 불행을 구분짓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일 게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행복이요, 불행하다고 느끼면 불행이지 않을까? 본인의 느낌은 상대적인 비교에 따른 욕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 게다.공기 중에 호흡하고 사는 자가 공기의 고마움을 잘 알지 못하듯 우리는 오늘도 행복한 삶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행복한 삶은 고난과 역경이 다소간 섞여 있는 가운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우리 현대인은 주변인과 비교하며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지 그에 부수되는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육상선수가 열심히 달린 후 잠시 쉴 수 있는 휴식의 행복. 마냥 달릴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육상선수가 달리지도 않으며 마냥 쉴 수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불행일 것이기 때문이다.삶에는 삼여(三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루 중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며 1년 중 연말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 중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한다.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걸까?현대인의 생활을 살펴보면 단 하루도 여유로움 없이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유는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하면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를 거부하며 격무에 시달리는 것이 오히려 자랑거리 삼아 지내는 것은 아닐까?모든 일을 자기 자신이 하는 것처럼, 모든 것들이 자기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동시다발로 발생되는 일들, 하나를 끝내면 또 다른 일들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업무가 생길 것이라는 억눌림 속에 숨 돌릴 틈 없이 생활하다가 어느 순간 자포자기한 듯 살아온 것은 아닐까?산재돼 있는 업무도 정리정돈만 잘 하면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풀릴 것이다. 업무도 경중에 따라 완급과 선후를 조정하며 차근차근 정리할 필요가 있으리라.인간의 머리는 한계가 있지만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어 짜임새 있게 하루를 활용하면 무서울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겠지. 그리고 하루 중 저녁은 여유로움을 갖자.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이 여유로움을 갖는 것이 아닐까?현대인들의 돌연사 원인 중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이 1위라고 한다.여유로움이란 크고 작은 힘든 일들을 하고 나서 가질 수 있는 것이니 우리들에게 처해진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가운데 여유로운 행복을 얻을 수 있으리라.그리고 또 1년 뒤의 여유로움과 노후의 여유로움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새해에는 스스로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는 생활을 하면 좋겠다. 행복은 내 삶 속에 있는 것이니 이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삶은 나 혼자의 것이 아니니 내 가족, 내 직장, 우리 마을, 우리 나라, 우리 지구촌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나의 행복을 위해 내 삶 속에 있는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들의 행복을 위해 서로를 위하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서로를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기축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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