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주변은 항상 위험하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일단 공사허가만 받으면 시공자 측에서 주변의 불편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단 공사허가가 나오면 그것이 무슨 전권인양 주변도로를 점유하고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거나 위험을 가중시키면서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차 모르는 듯 하는 모습이다.물론 대형 공사장의 경우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뜻의 팻말 하나쯤은 붙여 놓지만 그나마 외면하는 곳도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안전과 이웃의 안전에 대해 작은 이해라도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공사장 주변을 어지럽히고 위험물을 방치하는 것은 소규모 공사현장의 오랜 관행이며 이를 방관해온 관리의 잘못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에 서울시가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키 위해 공사장 주변도로의 일제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당연한 일이다. 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그간 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잘못이다. 그리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쾌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위험만은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공사장들은 으레 철판구조물들로 현장을 덮어 두곤 하는데 여성들은 구두굽이 빠지기가 예사여서 고통을 받는다.사과문이 아닌 공사안내판이 보도를 가로막고 있어 비좁은 틈 사이로 지나다니다 보면 또 무엇이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런 나쁜 관행을 고치기 위해 도로를 차지한 채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시내 70여개 공사장을 점검한다. 소규모 현장도 그렇거니와 겨울철 추위로 공사를 중단하고 있는 지하철 승강편의시설, 경전철 및 지하철 건설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규모 공사현장들까지 보행로 폭이 최소 1.5m 이상 확보돼 있는가, 보행로와 차로가 명확하게 구분되는가, 공사안내가 명확한가, 위험한 공사자재가 쌓여있지 않는가 등을 살펴본다.부적합한 현장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 및 보완 조치할 방침이라 한다.가이드라인에 맞지 않게 보행로를 과다하게 차지하거나 심각한 불편·위험요소를 방치해둔 공사장은 재시공 지시 또는 벌점 등 패널티를 부여하게 된다.이제 우리들은 안전한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원한다. 그렇다면 이런 사소한 잘못부터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약간의 제재와 패널티로는 결코 그간의 나쁜 관행들을 고칠 수 없다.그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안전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안전문화의 정착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쓸모 있는 삶의 방식인지를 모두에게 끊임없이 홍보해야 한다.위험과 재난을 막는 것이 예방이며 예방안전문화의 정착은 국가와 사회와 시민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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