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산업의 현주소가 공개됐다.OECD 가입국이자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성적표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인증평가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센터에 심사 의뢰를 한 보호구 가운데 33.9%가 기준에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부적합률이 68.6%에 달했다. 세개 중 하나의 보호구, 안전대는 세개 중 두개의 보호구가 불량 판정을 받은 것이다.안전인증평가센터의 심사는 보호구 제조사에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최종심사를 받는 과정이다. 제조사에서 모든 준비를 끝마친 보호구 가운데 세개 중 한개가 불량이라니 말문이 막힌다.합격되면 좋고 불합격되면 다시 만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가. 한번이라도 사전 테스트를 한 제품인가 의문이 든다. 그들에게 반문한다. 보호구산업을 산업현장의 근로자 생명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이같은 결과에 대해 관계자들은 올해부터 도입된 안전인증제도로 합격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고 지난해 연말 인증제를 피하기 위해 무더기로 접수된 제품에 대한 시험이 올초 진행됐기 때문이라 말한다.하지만 세개 중 한개의 보호구가 불량제품이라는 현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다.가까운 이웃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그들은 불량 보호구를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불량 제품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당연히 시장에서 퇴출되고 도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불량제품 생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우리는 냉정히 반성해야 한다. 왜 이처럼 많은 불량품이 발생하는지를.제품의 안전성능은 외면하고 싼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제품개발은 외면하고 값싼 제품으로 시장을 리딩해 보겠다는 생산자들의 심리가 만들어 낸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관계당국도 현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우리의 보호구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지 못한 제도상의 이유가 있는지, 연구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이제 보호구 산업도 블루오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보호구 생산을 위해 연구, 개발에 적극 투자해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보호구는 생명산업이며 우리는 산업현장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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