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좀 난해한 듯싶지만 토마토란 게 몸에 좋아서 토마토가 익을 계절이 되면 의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는 비유로 쓰이는 것 같다.열정의 과일 토마토는 ‘리코펜(Lycopene)’이 주목된다. 붉은색 토마토는 여름을 상징하는 과일로 남미가 원산지이지만 그 광범위한 효능이 밝혀지면서 사계절 건강 과일로 각광받고 있다.특히 붉은 색깔의 리코펜은 토마토의 핵심성분으로 강한 항산화작용과 항암작용 등의 놀라운 효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붉은 빛 토마토가 ‘무병장수의 비밀’을 풀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좋은 식품과 맑은 환경은 우리를 건강케 한다. 그런데 요즘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석면’이다. 예전 같으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물질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유해물질이다. 이 유독성 물질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으니 어찌 걱정이 안되겠는가. 신이 내린 꿈의 물질이 침묵의 살인자로 변해 요즘은 화장품업계까지 불똥이 크게 튀었다.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와 화장품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석면(石綿)이란 사문석 또는 각섬석이 섬유질로 변한 규산염 광물이다. 산성이나 알칼리성에 강하고 열과 전기가 잘 통하지 않아 방열재, 방화재, 절연용 재료 따위로 많이 쓴다. 특히 군수용 공업원료였던 석면은 불에 타지 않고 썩지 않으며 쓰기 편하다는 이점 때문에 ‘꿈의 광물’로 각광을 받아 일본에선 60년대부터 수입이 급증했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어 70년대초 발암 위험성이 제기된 이후에도 90년대초까지 연간 30만t 정도의 원료가 들어와 일본이건 한국이건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석면이다.지난 95년 독성이 더 강한 청·다석면을 사용금지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엔 백석면의 사용도 원칙적으로 금지됐다.이렇게 석면의 신규 사용은 사실상 중단됐지만 무엇보다 낡은 건물 해체과정에서 석면 먼지가 한꺼번에 방출된다는 것이 큰 문제다.석면의 폐해로 장차 약 40년동안 1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도 제기됐다. 석면 분진은 한번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평생 몸에 머무른 채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공포스러운데다 잠복기가 30~40년에 달해 악성중피종과 같은 병을 뒤늦게 발병시킬 수도 있는 지극히 기분 나쁜 위험물질이다. 과거 새마을 운동의 상징인 슬레이트 지붕을 만들고 단열, 내화, 방음에 효과가 탁월해 건축용 재료로 널리 쓰였던 석면은 보잘 것 없던 기업을 준재벌급으로 급부상시키는 마력을 발휘하기도 했었다.이런 지경에 이른 과정을 탓하기 전에 누가 뭐래도 우리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석면의 잔재를 깨끗이 걷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당국이 철저한 홍보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석면이 있는 곳이라면 모두 경고판을 붙이는 것이 옳다. 석면이 무엇인지 알고 힘을 합쳐 한줌의 분진이라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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