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이 연이어 뉴스지면을 장식했다.다른 나라의 자연재난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재앙을 앞두고 있는 혈맹국에 대한 관심(?), 아니 이보다 앞서 정유시설이 밀집한 이 지역이 초토화되면 그렇지 않아도 유가 때문에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국내 경기가 더욱 나락으로 빠질까 숨죽이며 주목했다. 다행스럽게도 ‘구스타브’는 루지애나주 일대를 강타했지만 지난 2005년 이 지역 일대를 강타했던 ‘카트리나’에 비하면 그 피해는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피해가 적었던 것은 허리케인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카트리나’ 피해 이후 미국은 허리케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왔다.지구상 최강국 미국이 1800여명이 죽는 대참사를 겪은 후 허리케인 발생 때부터 그 경로를 예상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강제대피령을 내림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화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외신을 통해 보여진 강제대피령 지역의 모습은 인상 깊었다.흡사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장면인 명절 고향으로 가는 차량에 꽉 막힌 고속도로였다.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을 보고 국내 방재전문가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 국가다.매년 북대서양에서 발달한 열대성저기압인 태풍이 한 두 차례 우리나라를 통과, 적지 않은 피해를 남기고 있다.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태풍이기에 모두가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많은 이들이 태풍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태풍이 와도 생활패턴은 변하지 않는다. 외출이나 모임, 심지어는 등산까지 사전에 약속된 계획을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자연의 대재앙을 어떻게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가라는 생각에서 일까? 아니면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을 믿어서 일까?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행태를 보인다.태풍을 비롯한 지진, 해일, 집중호우 등 자연재난은 100% 예방할 수 없다.그러나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대비하면 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앞장서 호우와 강풍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을 보강하고 국민 하나하나가 안전의식을 갖고 주변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구스타브’에서 우리가 배울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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