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출범한 지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 찰나에 있다니 정말 세월의 빠름을 실감케 한다.노무현 정부가 당시 행정자치부에 예속돼 있던 소방과 방재, 재난관리 기능과 조직을 독립시켜 소방방재청을 신설하면서 그 수장(首長)의 출신 성분(?)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돌이켜 보면 제1대 권욱 청장은 신설된 소방방재청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몫을 담당했고 제2대 문원경 청장은 다져놓은 기틀 위에 소방방재청의 위상을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아 마땅할 듯싶다.  행정자치부로부터 분가(分家)한 새로운 조직이었던 만큼 행정에 밝은 일반 행정직 출신 수장으로 하여금 그 바탕을 고르고, 다지게 한 점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명박 정부는 제3대 소방방재청 청장으로 ‘토박이 소방출신’을 낙점했다.  취임 이후 영일 없이 일속에 파묻혀 지낼 수밖에 없는 대통령으로서 청장급 인사에 깊이 관여하지는 못했으리라 짐작은 가지만 어떻든 소방인 출신을 소방방재청 수장으로 점찍는 마지막 순간까지 적잖이 고심했을 듯싶다.  왜냐하면 행정직 출신자들의 막강한 로비력과 그들이 지닌 탁월한 행정능력 등이 너무나 돋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제3대 소방방재청장에 소방출신을 선택한 것이다.  신임 최성룡 청장은 무엇보다 바로 이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또 한 가지 수많은 소방인들의 이목(耳目)과 그들의 기대를 마음속에 새겨둬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들리는 얘기로는 소방방재청내의 소방출신 직원들과 소방관련 단체 및 기관들이 한껏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다고 한다. 모든 소방인들이 소방출신 첫 청장 취임에 박수를 보내고 있을 줄 믿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축제분위기와 박수 갈채의 이면에는 엄청난 책무와 함께 질책이 뒤따른다는 점 또한 주목되는 부분이다.  자칫 자신의 모습, 자신이 해야 할 책무에 소홀하면 역대 어느 청장보다 가혹한 비난과 비판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신임 최성룡 청장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소방방재청,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화합과 단결을 통한 거듭나는 소방방재청을 구현하겠다고 천명했다. 취임 일성으로 공포한 이같은 결의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초심을 지켜 달라는 당부의 말도 하고 싶다.  적합한 예가 될는지 어떨는지는 모르지만 군대조직으로 보면 사단이나 연대 등에는 ‘주임상사’들이 있다.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해온 사람들이다. 젊은 장병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나 큰 형님 같은 존재들이다.  신임 최성룡 청장은 전남 목포소방서 방호과에서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해 소방경, 소방령, 소방정까지 오른 그야말로 ‘소방통’이다. 소방인 들의 애환과 고통, 일선의 소방 현실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사람이다.  바로 이것이 그가 주목받는 대표적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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