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또다시 페놀사고로 취수가 중단됐다. 물론 취수 중단이 4시간 40분만에 재개돼 대구시민들에게 큰 불편은 없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마시는 물에 페놀의 농도가 높아 취수를 중단했다는 것은 언제든지 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일이다.   페놀이 유출된 경위를 살펴보면 지난 1일 새벽 3시 10분, 코오롱 유화 김천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진화과정에서 소방용수가 페놀, 포르말린과 함께 넘쳐 유출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취수 중단조치가 내려진 것은 3일 오후 3시 20분쯤이었으므로 60시간이나 되는 동안 강물에 흘러들었다고 할 것이다.    사실상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은 이미 1991년 3월 16일에도 일어났다.  구미공단의 두산전자에서 유출된 폐놀이 낙동강에 유입돼 식수를 오염시킨 사고였다.  원료 저장탱크에서 수지제조공장으로 연결된 약 30m 길이의 파이프 가운데 이음새 한개가 파열돼 페놀원액 약 30t 가량이 낙동강으로 유입됐다. 여기에 정수장에서 정수처리를 거친 취수원수에 대한 염소소독 과정에서 페놀이 염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클로로페놀로 변해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대구시민들은 오염된 식수를 마시게 됐고 복통, 구토, 설사 등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야 했다.  더욱이 그 당시에 대구지역에서 생산된 식품류 전체를 폐기하는 등 재산상·영업상 큰 피해를 입었다.  또 기형아 출산이 우려돼 임산부들은 인공유산, 사산 등의 심한 고통을 받아야 했다.그런데 17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페놀사고로 대구시민들의 가슴을 놀라게 만들었다.   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안전은 국가적 안전의 제1과제이다. 그런데도 페놀사고가 또 다시 재발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안전에 대한 대비 체제가 미흡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페놀과 같은 위험물질이 취수원에 유입될 수 없도록 완전한 설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 그와 같은 설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물을 관리하고 있는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낙동강 페놀사고를 기점으로 취수원의 안전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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