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가 시의회 김종화 의원에게 제출한 20개의 한강교량 내진설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서 10개 교량만이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를 생각해볼 때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강교량 가운데 내진설계가 반영된 교량은 광진교를 비롯해 잠실대교, 청담, 마포, 한남, 서강, 가양, 행주대교 등 10개 교량이다. 우리나라 교량에 대한 내진설계가 적용된 것은 지난 1996년 도로교 표준시방서 개정이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해 최근 건설된 교량들은 그나마 내진설계가 반영됐다. 물론 2001~2002년 한국도시방재학회가 실시한 학술용역 결과 대부분의 교량들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더라도 현행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해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지진 발생시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교량의 붕괴는 불보듯뻔하다. 지난 1995년 1월 7일 일본 간사이 지방 효고현 남부의 고베시 지역에서 진도 7.2의 강진이 발생해 5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1400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해 고속도로, 철도, 통신 등 사회기간시설이 파괴되고 도시 전체가 초토화됐던 고베대지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옛날부터 지진에 시달리는 일본의 경우 교량, 건물, 사회기간 시설들을 건설할 때 강력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철저히 적용하고 있지만 고베대지진만을 보더라도 고가도로가 통째로 옆으로 넘어지는 등 지진의 파괴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올 2005년 한해만 보더라도 11월 현재 총 33건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지진 발생 분포가 동해, 서해, 내륙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진도 4.0의 이하의 약한 지진으로 직접적인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보다 조금이라도 강력한 지진이 찾아온다면 내진설계가 제대로 적용되지 못한 한강교량과 수많은 빌딩, 건축물들의 붕괴는 당연하다. 지난해 12월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를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쓰나미 발생이후 지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지금부터라도 강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적용해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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