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04.01.18 17:31 | 수정 2004.01.18 17:31
독일의 자동차 거울과 안전문화 실천
독일은 자동차 대국이다. 자동차의 품질, 성능, 안전, 편의성 등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독일 자동차가 고가인데도 인기가 있고 잘 팔리는 이유는 호화롭거나 편리하거나 모양이 좋아서가 아니고 안전도가 높고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동차에는 운전석과 조수석 외부거울(아웃사이드 미러)과 후방거울(백미러) 등 세개가 기본으로 부착된다. 그런데 독일 아우토반과 도시에서는 조수석 외부거울이 부착되지 않은 승용차들이 버젓이 달리는 장면이 가끔 목격된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동차에는 기본사양과 선택사양이 있고 선택사양에는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이 있다. 자동차 거울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본사양에 포함돼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엄밀히 말하면 거울은 자동차의 필수품목이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내수판매도 자유로이 허용되는 수출용 모델은 대부분의 안전사양을 기본으로 하면서 고가로 판매되는 반면에 내수판매용 모델의 조수석 외부거울은 선택사양에 포함된다. 자동차 제조에서 작은 외부거울 한개가 차지하는 원가는 미미하기 때문에 기분좋게 기본사양에 포함해도 될 문제인데도 안전과 직결되는 품목을 별도로 구매하도록 굳이 선택사양에 포함시킨 판매방식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도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국민의 적극적인 안전의식을 일깨우고 실천하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흔히 독일하면 안전을 떠올리게 하는 안전선진국이다. 안전체계와 관리는 나무랄 게 없다. 국민의 안전의식 역시 나무랄게 없다. 그러나 안전선진국이라는 명예를 얻기까지 사회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안전을 생활화하고 적극적인 안전의식을 갖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 운전자들은 처음부터 외부거울에 의존하는 대신 가능한 한 머리를 좌우로 돌려서 육안으로 장애물을 직접 확인하도록 교육받는다.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거울을 통한 간접 확인보다는 육안을 통한 직접 확인이 더 정확하고 안전하다는 것이다. 어떤 운전방식이 더 안전한지는 운전자의 경험과 습관의 문제일 수 있다. 머리를 돌려서 좌우측면의 장애물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외부거울, 특히 조수석 거울은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에 조수석 외부거울이 반드시 필요하거나 그것에 익숙한 운전자, 거울의 도움으로 보다 더 안전한 운전을 하려는 운전자는 거울 값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선택사양품목이 많이 포함된 비싼 수출용 모델을 구입하라는 것이다. 운전자는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챙기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판매전술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하나의 안전철학이다. 이런 판매전술은 자동차 회사들이 자국민을 무시하거나 안전을 외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주어진 조건에 수동적으로 맡기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스스로 챙기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더 깊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떤 국가나 체제도 국민 모두의 안전을 책임지거나 보장할 수는 없다. 안전을 규정하고 강화하는 법과 제도와 장치가 아무리 훌륭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키고 실천하는 국민의 의식과 자세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안전은 일차적으로 본인 스스로 책임질 문제이다. 안전이 생활화되고 안전선진국에 속하는 나라들은 사회 저변에 적극적인 안전의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의식은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도 이제는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상응하는 안전의식을 갖춰야 한다. 국가와 제도가 안전을 책임지고 보장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 자신의 안전을 수동적으로 맡기려는 안이한 의식, 안전에 대한 적절한 대가지불을 주저하는 자세 등과 같은 소극적이고 후진국형 안전의식을 지양하고 이제부터는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적극적이고 선진국형 안전의식을 확립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조수석 밖에 붙은 작은 거울 한개의 판매전술에 담긴 안전철학을 한번쯤 깊이 음미하면서 2004년은 온 국민이 안전을 생활화하고 안전의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대한민국이 안전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진입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전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고충처리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0-12 (필동2가, 안전빌딩)  |  대표전화 : 02-2275-3408
등록번호 : 서울 아 00477  |  등록일 : 2007.12.24  |  발행·편집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영
Copyright © 2020 안전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