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포폴로 광장 메운 1040개의 관 / 로이터 연합뉴스.
로마 포폴로 광장 메운 1040개의 관 / 로이터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포폴로 광장은 수많은 관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관의 개수는 정확히 1040개로 지난해 한 해 동안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라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시신이 안치된 실제 관이 아니라 골판지로 제작된 모형 관이지만 관에 새겨진 십자가가 무게를 더했다.

매일 같이 일어나는 비극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탈리아노동조합(UIL)이 기획한 시위다.

UIL이 준비한 대형 표지판에는 "매년 1000명이 일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0은 아직 너무나 멀었다"고 적혀 있었다.

피에르파올로 봄바르디니 UIL 사무총장은 "집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지 못한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이 관들을 이곳으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예방을 강화하고 안전에 투자하며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제재해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이번 시위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르며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피렌체의 한 슈퍼마켓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근로자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당시 "일하러 나가서 일만 하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탯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탈리아의 산재 치명률은 근로자 10만명당 3.17명이다.

EU 평균인 2.23명보다 높지만 프랑스(4.47명), 오스트리아(3.44명)보다 낮은 수치다.

산재 사망으로 EU에서 최악의 국가는 리투아니아, 몰타, 라트비아 등 3개국이고 네덜란드, 핀란드, 독일은 산재 치명률이 가장 낮은 곳이다.

한국의 산재 치명률은 2021년 기준 근로자 10만명당 4.27명으로 이탈리아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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