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분야에서 타협은 없다. 좋은 쌀에서 맛있는 밥이 지어지듯 좋은 자재를 활용하는 것은 기본”

코로나19를 거치고 마스크는 우리 삶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산업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분진, 가스 등 유해물질으로부터 소중한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구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이러한 호흡용 보호구 산업의 중심에 ㈜에버그린이 있다.

방진 마스크 시장의 국산화를 최초로 시현하고 세계 각국에서 특허를 받는 등 굵직한 성과를 선보인 ㈜에버그린.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추구하는 기업답게 우수한 자동화 시스템은 물론 공장 곳곳에서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승환 ㈜에버그린 대표이사를 만나 그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품질 분야에서 타협은 없다. 좋은 쌀에서 맛있는 밥이 지어지듯 좋은 자재를 활용하는 것은 기본

▲㈜에버그린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에버그린은 1996년 설립 이래 마스크 제조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업체다. 국내 최초로 안면부 여과식 방진 마스크를 국산화했고 1997년 4종의 방진 마스크를 인증받아 이전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방진 마스크 시장에서 국산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에도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와 새로운 제품 개발을 꾸준히 해오며 국내 산업안전 보호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산업용 안면부 여과식 방진 마스크 시장에서는 국내 브랜드 중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에버그린은 방진·방역용품에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K-방역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성과는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인증을 다수 획득했다는 점이다. 2007년엔 ISO 품질관리 시스템을 인증받아 현재는 9001, 14001, 13485 3가지 ISO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유럽, 2013년 미국, 2014년 호주, 2016년 중국, 2018년 일본 등 주요 각국의 인증을 잇달아 획득,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경기도 의왕시에 신사옥을 완공해 더 나은 시설에서 마스크를 생산 중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당사는 공적 마스크 제공을 성실히 수행하고 질병관리청에 N95 마스크를 납품했으며 기부 활동을 더욱 확대하는 등 대한민국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착한 기업’으로 불리게 됐고 2021년에는 마스크 기업 중 유일하게 동탑 산업훈장을 수훈했다. 2022년에는 마스크 전문 제조업체 최초로 식약처 GMP 적합 인증을 받아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마스크 기업임을 다시 한번 증명 받았다. 앞으로는 자동화 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더 나은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통해 산업안전에 기여할 것이다.

▲ 안면부 여과식 방진 마스크를 최초로 국산화한 눈에 띈다. 이러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여기지만 섬유는 기술이 더해지면 무궁무진한 제품이 나올 수 있는 분야다. 섬유 업계에 오랜 시간 종사하면서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이 진폐증 등 먼지로 인한 질병을 얻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섬유 기술이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는 방진 마스크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됐다.

국내 제조가 전무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했고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고자 노력해왔다. 당사가 안면부 여과식 방진 마스크를 국산화하기 전까지 국내 방진 마스크 시장은 수입에만 의존해왔다. 1997년 IMF 위기로 환율이 불안정해 수입 방진 마스크의 가격이 폭등했는데 당사가 적절한 시기에 국산화를 완료해 방진 마스크를 국내 시장에 안정적인 가격으로 보급했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산업 가동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다른 기업 제품과 차별된 에버그린 제품만의 특징 및 장점을 소개 부탁드린다.

항상 신기술을 먼저 도입하려고 애썼다.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제품 개발에 늘 힘쓰다 보니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 우선 국내 최초 안면부 마스크 방진 마스크 제조를 시작으로 2스텝 방식의 필터 보호 공법도 최초로 도입했다. 또 최초로 보형물 마스크에 대한 국내 특허를 정식으로 취득해 생산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특허를 받아 자부심 있는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KCs, KF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증의 마스크를 생산하면서도 창사 이래 품질 문제로 인한 인증기관의 제재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현재는 ㈜에버그린이 산업용 마스크의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보형물 마스크 분야에서 국내 최다 생산, 최다 판매를 자랑하고 있다.

▲ 안전에 대한 이승환 대표이사의 신념이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품질 분야에서 타협은 없다. 산업용 마스크는 산업현장 근로자의 건강에 직결된 보호구인 만큼 마스크의 품질이 곧 안전이다.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쌀에서 맛있는 밥이 지어지듯 좋은 자재를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품질 검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인증 기관이 보유한 수준보다 높은 실험 장비를 도입해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KOSHA, 식약처, 유수의 해외 인증 기관 등으로부터 설립 이후 단 한 건의 제재 없이 우수한 품질의 안전보호구를 생산하고 있다.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이후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공장 가동도 대폭 늘었을 것 같다. 제조 과정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공장 가동률이 대폭 증가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더욱 주의하고 투자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높을 때보다 낮을 때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300건의 무상해 사고가 발생하면 29건의 경상이, 1건의 사망 또는 중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항상 새기고 있다. 사소한 사고라도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수집해 실행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제도와 시설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우선 각 층마다 직원 휴게실을 마련해 쉴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경 쓴 곳은 직원식당이다. 직원식당을 강당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쾌적하게 조성했고 송년회나 각종 행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를 마련해뒀다. 소중한 한 끼를 회사에서 먹는 직원들을 위해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 있도록 각 테이블에 인덕션을 설치했는데 직원들 만족도가 높다.

▲ (사)안전보호구협회 12~14대 회장을 맡아 보호구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왜 ‘호흡용 보호구’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보호구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중점으로 둬야 하는 의식이나 활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전은 불편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의식은 물론, 저가 제품의 구입은 저품질의 제품 생산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나 업체에서 보호구를 구매할 때 최대한 저렴한 제품을 찾으려는 경향이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지 못할뿐더러 낮은 품질의 제품 양산을 부추기는 꼴이다.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보호구 산업에 발을 들인 후 다양한 산업현장을 시찰했는데 생각보다 보호구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는 근로자가 많았다. 산업용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한다든지, 마스크를 코밑으로 내린 채 작업을 하는 등 편리함을 위험과 맞바꾸는 일들이 많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보호구를 잠시라도 벗어던져서는 안된다. 품질을 가격과 타협하거나 보호구를 벗고 위험을 마주하는 순간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사용자 스스로 돌아보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산업현장에서는 인증받은 산업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마스크 수요 폭증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유해 환경에 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보호등급을 고려하지 않고 보건용, 일반용 마스크가 무분별하게 산업현장에서 혼용됐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행태가 일반화돼 버린 부분이 많다. 작업 환경 측정, 유해 환경 분석, 용도에 맞는 적합 제품을 사용토록 현장 안전 관리가 필요하며 관리 감독 기관도 작업 환경에 맞는 인증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지 단속을 해야한다.

더욱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카피품’, 유사 제품 생산에 관한 이야기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특허까지 등록한 제품을 교묘하게 카피해 생산하는 업체가 종종 있다.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업계 간 카피품, 유사 제품 생산, 판매, 사용은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태는 생산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도 저가의 저급 제품 사용으로 몰기 때문에 보호구 산업에 있어 발전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약간의 변형을 한다고 해서 아이디어 도용이 아닐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이젠 보호구 산업에서도 소재 개발을 통해 혁신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성능, 기능, 편리성, 디자인 등 뛰어난 제품을 스스로 개발하고 세계 시장에 K-보호구로서 진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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