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협업해 전문 인력 육성프로그램 개발하고 장비 확보하면 공기관의 재난 대응 한계 극복 도움될 것”

산불·홍수·지진 등 재난이 갈수록 커지고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촌각을 다투면서 한 치의 도움이라도 소중한 재난현장. 이로 인해 전국 유일의 민간 재난대응 조직이라는 점에서 경북안전기동대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대원 각자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명감 하나로 10년이 넘는 기간 재난현장을 종횡무진 활약한 곳이기도 한 이 조직. 최근엔 그 공을 인정 받아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이를 비롯한 자세한 얘기를 류재용 경북안전기동대장으로부터 들어봤다.

전국 유일 민간 재난대응 조직 
‘경북안전기동대’ 
 선진국형 민관협업에 ‘앞장’ 

▲경북안전기동대는 타 지자체(도 단위)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단체로 보인다. 어떻게 설립됐는지와 어떤 특징이 있나.

경북안전기동대는 경상북도의 자랑이며,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민간재난대응 TF팀으로서 전문성과 특수성을 갖춘 민간 재난대응팀이라 이해하면 된다.

설립 배경을 보면 2010년 말에 구제역이라는 가축감염병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정부와 지자체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성을 드러내면서 사회재난에 대한 민관이 협력관계를 통해서 난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2011년 6월 대원 124명으로(현재정원 200명) 경상북도안전기동대를 출범하게 됐다.

▲기동대를 이끌며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

전문성(자격증 소지자)을 갖춘 대원을 영입하는 문제이며 단체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여느 사회단체라는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참여 대원들을 힘들게 했던 사례들이다. 

그냥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13년 동안 전국 재난 현장을 누비면서 보람도 많았지만 특히 16년 9월 경주 지진, 17년 11월 포항 지진피해 현장을 54일간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현장에서 피해 주민들을 위해 헌신했던 200명의 대원들은 모두가 내 일처럼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복구활동에 참여했던 것이 기억에 남고 부산 기장, 울산 울주군, 충북 미원면 수해현장 그리고 20년 여름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긴 장마로 전남 곡성과 구례에서 이틀 동안 35도를 웃도는 폭염 현장에서 복구활동을 이어 가면서 조금이나마 지역민들의 시름을 들어주기 위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수해 현장에서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김영록 전남도지사께서 현장으로 달려와 감사의 인사로 손을 잡아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지역의 특성상 유난스럽게 재해가 많은 경북지역 영덕, 울진, 포항, 경주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재난 현장에 투입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23년 8월에는 경북 예천에서 긴 장마로 대형재난이 발생하면서 많은 인명피해와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경북도청 재난안전실의 비상연락망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재난현장으로 달려가 실종자 수색을 시작으로 피해주택 공공시설물에 복구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을 동원해 13일 동안 현장에 머물면서 지역민들의 민원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행정기관들로부터 진정한 민간재난대응 특수조직으로서의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조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예천군 피해지역인 감천면사무소 장광현 면장께서 모 일간지에 STF(경북안전기동대)는 경북은 축복이며, 구세주를 만났다는 언론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던 사례들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올해는 국가재난관리 유공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은 걸로 아는데 조직을 더 키울 생각은 없나.

국무총리 표창 2번과 장관·도지사·다지역에서 감사패를 수상한 바 있는 민간재난전문대응 TF팀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큰 보람이라 할 것이다. 전문인력을 조직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조직을 이끌어갈 리드(구심점이 필수)가 중요하고 각자 대원들의 직업이 있음에도 사명감으로 재난지역 자율적 참여로 최우선 임무로 삼고 있는 분들로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며 필수적인 경제적 뒷받침이 된다면 문제는 없다.

따라서 향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하여 복잡하고 대형화되는 재난의 빈도 또한 빨라지는 것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직능별, 단계별로 재난현장에 제한적으로 참여가 바람직할 것이며 중앙부처에서 재난현장에 투입될 전문인력을 양성해 법정단체로 지위를 부여해 각 지자체에서 민간재난대응 TF팀을 구축해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각 지자체에서 TF팀을 구축하는데 업무지원과 대원들의 교육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지원하겠다.

▲재난 업무 특성상 위험 업무에도 노출될 수 있는 대원 각자의 안전엔 어떻게 신경 쓰나(보호구 및 교육 등).

재난현장에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본인들이 임무가 재난현장에서의 대응과 복구가 주 임무인데 회피하는 것은 피해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따라서 산불현장, 수해현장, 지진현장에 투입하면서 재난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필수적인 보호 장구는 기본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재난현장에서 위험상황에 대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내년 경상북도의 재난안전 투자 예산(시설 등)이 발표됐다. 현장을 잘 아는 이로서, 쓰임새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또는 대원들이 말하는 업무 중 가장 필요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사고 사례들을 뒤돌아보면 재난의 빈도가 빨라지고 자연재난이 사회적 복합재난으로 연계되어 확대되는 사례가 많다. 정부는 모든 재난업무는 정부 주도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선진국형 민관협업을 통해서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업무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면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에 따른 재정지원을 통해서 필요한 장비들을 확보해 관리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재난을 극복하는데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대원들은 재난현장에서 늘 함께하고 있는 현실에 보람과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재난 현장에서의 최소한의 필수장비 등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그로 인해서 현장 복구가 완성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항상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본격 겨울철이다. 이 기간엔 어떤 활동을 하나.

당연히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출동을 하겠지만 그 외의 시간들은 대원들이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서 간담회와 워크숍을 개최해 뉴-패러다임의 재난교육과 훈련으로 재난현장대응력을 강화한다. 특히 겨울철에 많이 발생할 수 있는 화재예방을 위한 재래시장 등 다중밀집시설 등에 대하여 안점점검과 겨울철 사고예방캠페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난안전 관계인들에 한 말씀.

누구에게서나 자유로운 가운데 제약을 받지 않는 상태라고는 하나 그 어떤 구속력보다 강한 개인적 자율성 보장으로 경북안전기동대에 참여하고 있는 대원들은 색다르거나 특별함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국가나 사회에 대한 국가관이나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원들이 특별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것은 나 아닌 남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내가 아닌 우리라는 사회를 갈망하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사람이 많을 때 이 사회는 대통합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경북안전기동대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곳에서 함께 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한다면 우리사회는 더욱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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