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안전주간 일환… 각 국 개선 성과·의견 공유

세미나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세미나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보행자가 걷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전거, PM 등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로의 전환과 사람 중심의 도시 디자인 등 보행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걷기 좋고 안전한 보행도시 만들기’를 주제로 제7회 보행안전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보행안전문화를 확산하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안전 문화를 조성키 위해 정부가 시행한 보행안전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 한국교통연구원장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이 세미나를 듣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이용철 행정안전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개회사를 통해 “자동차 중심의 교통환경을 사람 중심의 환경으로 바꾸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행정안전부가 지금껏 교통안전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으나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가 주로 이용하는 생활권 주변 도로가 안전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국민 홍보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과 보행안전증진에 대한 정책과 우수사례가 잘 공유돼 보행자 중심 도로가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축사를 맡은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은 “보행은 건강, 안전이라는 사람에게 중요한 두 가지 축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원장은 “90년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1만3000명이었던 한국이 지금은 2800명까지 떨어질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하고 효과를 봤으나 한편으로는 어린이와 고령자의 보행 사망자 수는 더 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이 교통안전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하고 “교통안전 연구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안전하고 건강한 교통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행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언’을 주제로 세션 1이 진행, 앤 플라 벨기에 겐트시 도시계획실장, 쿠니요시 나오유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교수, 장창선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지속가능교통팀장, 키시모토 시오리 일본 하트비트플랜 매니저가 발표를 맡았다.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향한 지름길]

앤 플라 벨기에 겐트시 도시계획실장

앤 플라 도시계획실장
앤 플라 도시계획실장

‘세션 1: 보행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언’에서 발표를 맡은 앤 플라 벨기에 겐트시 도시계획실장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행 환경을 개선한 후 차 없는 거리 덕분에 더 살기 좋아졌다는 응답률이 71%였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앤 실장은 겐트 시는 북쪽 바다 항구, 겐트 대학교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특히 대학교의 영향으로 예로부터 어린 학생들이 많이 방문해 왔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80년대 말에는 버스나 차들이 보행자 바로 옆에서 다니는 환경이었다며 각종 사고로 인해 심각성을 느낀 시는 도시 환경을 바꾸는 작업을 실시, 현재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가 됐다고 밝혔다.

앤 실장은 이를 바꾸게 된 방법으로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너무 많은 교통량이 도시 중심에 집중돼 있었고 50%의 교통 체증은 피하거나 재조정할 수 있는 것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겐트시 순환계획
겐트시 순환계획

이에 순환 계획을 세우고 시를 6개의 구역과 보행자 구역으로 나눠 자동차가 도심을 가로지르지 않고 외곽으로 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길에는 많은 식물들과 벤치를 뒀고 블록과 볼라드를 세우고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기 위한 페인트 칠을 새로 했다고 밝혔다.

앤 실장은 두 번째로 보행 안전을 위해서 주차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겐트시도 10년 전까지 주차계획에 비전이 없었지만 주차 허용 범위를 재정의하며 안전한 보행도시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앤 실장에 따르면 겐트시는 노상주차는 단기 방문객이나 거주민만 허용하고 지하주차장은 장기 방문객만 허용하는 등 주차 공간들을 세분화해서 주차 규정을 정해주고 도심에 가까울수록 주차비를 올리는 등 차량의 움직임 억제를 유도했다.

교통수단 비율 변화
교통수단 비율 변화

이에 자전거 보유량은 7년 새 지속 증가하고 차량 보유량은 7년 새 지속 하락하는 결과를 보이며 도시 접근이 쉬워졌냐는 설문 결과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56%까지 증가할 정도로 환경도 살리고 보행도 안전한 겐트시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목표로 한 요코하마 도시 디자인]

쿠니요시 나오유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교수

쿠니요시 교수
쿠니요시 교수

나오유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교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목표로 요코하마 도시 디자인을 담당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보행자 공간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코하마시는 1968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됐던 중심 시가지를 대규모 도시로 개조하는 프로젝트에 선정돼 1971년부터 2023년까지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쿠니요시 교수는 먼저 걸어서 즐거운 요코하마 캠페인과 함께 도심 산책로 조성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건물 부지 내 건물을 세울 때 폭 3m의 인도 공간과 모퉁이 땅에 광장을 제공할 것을 요구해 넓은 인도와 넓은 광장으로 이어지는 쾌적한 구획이 탄생케 됐다고 했다.

마샤미치 상점가 근처 보행자 도로 정비 전후
마샤미치 상점가 근처 보행자 도로 정비 전후

이어 보행자 공간 확보로 상점가 방문객이 증가한 사례도 발표했다. 쿠니요시 교수는 차도를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차도를 좁히고 인도를 확대함으로써 보행자 공간을 더 확보했고 이로 인해 방문객 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쿠니요시 교수는 마샤미치 쇼핑몰 사업의 성공이 인근 세 곳 상점가의 보행자 공간 정비 사업으로도 이어졌다며 보행자도 안전해지고 경제에도 도움을 줬던 사례로 발표를 마쳤다.

[남바광장 리모델링 계획 - 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키시모토 시오리 일본 하트비트플랜 설계업체 매니저

키시모토 하트비트플랜 설계업체 매니저

이어 ‘남바광장 리모델링 – 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를 주제로 키시모토 시오리 일본 하트비트플랜 설계업체 매니저의 발표가 진행됐다.

키시모토에 따르면 난바 광장 개조 개획은 난바역 앞을 차의 공간에서 사람 중심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보행자를 위한 공간의 부족, 매력적인 공간의 부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었다.

개조되기 전 난바역은 차를 위한 공간이 대부분이었으며 보행자와 인파 흐름의 변화에는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오사카의 관문임에도 불구하고 체류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흡연자였으며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약속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나 휴식처가 없었다.

이에 난바역 개조 계획은 오사카의 관문다운 매력적인 공간, 안전·안심 지역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실시됐다고 밝혔다.

키시모토는 “2016년 실시한 사회 실험을 통해 광장에서는 음식, 휴식과 같은 이벤트가 아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또 가고 싶어지는 장소를 목표로 일상의 휴식 공간을 만들고 ▲교통 불편 조사 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의 교통 규칙을 재편하고 거리에서 시간대별 단계적 차량 규제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난바 지역의 카페 거리 등 걷기 쉬운 거리 실현 움직임 조성
난바 지역의 카페 거리 등 걷기 쉬운 거리 실현 움직임 조성

현재 난바 지역은 보행자 네트워크가 갖춰진 상태며 난바 광장 뿐 아니라 주변 도로 공간에서도 보행자 공간화가 진행되며 카페 거리 조성 등 지역 전체의 ‘걷기 쉬운 거리’ 실현 움직임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세션 2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보행정책을 주제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허승범 행안부 안전개선과장, 우승국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 등이 참여해 보행환경을 개선키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함께 논의했다.

이 날 참석자들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안전한 보행환경을 만들고 편의를 개선키 위해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모두가 힘을 합치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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