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성 체감 낮아도 업무상 질병 발병률 지속 상승… 보건관리자 처우 개선해야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건설업계 보건관리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기업 내 보건관리체계 구축의 효과적 방안을 모색키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20일 서초구 소재 리버사이드 호텔 노벨라 홀에서 건설보건협의회와 대한산업보건협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건설보건협의회 워크숍이 개최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건설사들은 안전보건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생명과 직결된 ‘안전’ 분야에 비해 ‘보건’ 분야는 뒤처지는 실정이다. 효과를 바로 체감키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건설보건협의회를 설립, 회원사 간 소규모 모임을 가져오다 우리 사회 건설 근로자들의 보건조치를 더욱 강화키 위해 제1회 건설보건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헌기 대한산업보건협회 회장, 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 임영섭 미래일터연구원 원장, 김용규 근로복지공단 교수, 김부욱 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안전환경 연구원 팀장을 포함해 건설보건협의회 회원사 직원들이 참석했다.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개회사를 맡은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기업들이 건설사고가 재발치 않도록 회사 내 안전보건조치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직업성 사망사고 제로를 이룰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백헌기 대한산업보건협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백헌기 대한산업보건협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전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자 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인 백헌기 대한산업보건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건설업계가 안전 조치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보건 부분은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2022년 산재사망자 2024명 중 질병 사망자가 1349명으로 사고사망자 824명보다 많으며 업무상 질병 발병률을 보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설회사도 보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보건관리자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워크숍이 건설업 보건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장이 되길 바라며 대한산업보건협회는 그 목소리를 경청해 앞으로 협회 사업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1부에서는 임영섭 미래일터연구원 원장의 ‘건설현장 보건관리 대책’ 강의와 김규석 대구 고용노동청장의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 특강이 진행됐다.

먼저 임 원장은 강의에서 “우리나라는 엄청난 경제발전을 빠르게 이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실상이 나타난다”며 ‘옷에 맞지 않는 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우리나라의 안전보건관리 실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산업재해율이 낮은 일본을 언급하며 “일본은 보건관리자들의 능력과 역할을 인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에 이같은 결과가 가능한 것”이라고 기업 내 보건관리자 중요성 인지를 강조했다.

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이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이후 이어진 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의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 특강에서 김 청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조항을 하나하나 톺아보고 부연 설명을 덧붙이며 “사망사고 예방의 핵심은 관리감독자가 위험요인별 필요한 안전조치가 돼 있는지 확인한 후 종사자들이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김용규 근로복지공단 교수의 ‘건설노동자 중독 사고사례’ 강의와 김부옥 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환경연구원 팀장의 ‘질식재해 예방대책’ 강의가 이어졌다.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이 본지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이 본지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김지명 기자. 

이후 본지 기자는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을 만나 협의회 개최 이유와 협의회장이 생각하는 산업보건분야의 개선점, 협의회 개최 소감 등을 물었다.

김나래 건설보건협의회장은 “건설현장에서는 보건보다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가 오며 질식, 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보건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에 건설사들의 보건 분야 안전의식 고취를 돕기 위한 취지에서 개최케 됐다”고 워크숍 개최 이유를 밝혔다.

건설보건협의회장으로서 산업보건분야에서 가장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건관리자에 대한 경력 관리’를 꼽았다.

김 회장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안전 분야는 건설기술인협회를 통해 경력 관리가 되고 있지만 보건 분야는 경력을 관리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보니 경력자들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간호, 위생 모두 경력 관리가 되는데 보건 분야만 없는 실정”이라며 기업의 효과적 보건관리를 위해 보건관리자 경력 대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협의회 개최 소감에 대해서 “건설사 보건관리에 대한 첫 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어 뜻깊고 강의를 통해 도움 되는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셔서 사업장의 보건관리체계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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