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
언어폭력 66.3%, 신체 위협 및 폭력 18.8%
자살 생각 16%, 자살 계획 4.5%… 일반 성인 2배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하는 전교조 및 녹색병원 / 사진 = 전교조 제공.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하는 전교조 및 녹색병원 / 사진 = 전교조 제공.

‘무너진 공교육’, ‘(마음) 병든 교사들’이라는 말과 교사 극단선택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교사 직무의 언어폭력과 우울 증상 관련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전체의 66%는 언어폭력에 노출됐고 38%는 심한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 우울 증상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중·고등 교사보다는 초등학교나 유치원 교사가 높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은 5일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고 이후인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총 6024명의 교사가 응답했고 3505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다.

먼저 교내 폭력 경험 항목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6.3%가 언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신체 위협 및 폭력 경험은 18.8%, 성희롱 및 폭력 경험도 18.7%, 원치 않는 성적 관심도는 12.9%였다. 일반 산업 노동자 대상 근로환경 조사 결과는 언어폭력 경험 3~6%, 신체 위협 및 폭력 0.5%, 성희롱 및 폭력 경험 0.4%, 원하지 않는 성적 관심은 1% 미만인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여성 교사의 폭력 피해 비율(69.3%)이 높았다. 유치원 교사는 언어폭력 피해(76.1%), 특수교사는 신체 위협 및 폭력 피해(54.3%)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그리고 학부모와의 상담 횟수가 증가할수록 폭력 피해도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사진 = 전교조. 
/ 사진 = 전교조. 

언어적 폭력 피해의 가해자에 관한 질문에서 가해자의 63.1%가 학부모였다. 다음으로 학생이 54.9% 순이었다. 신체 폭력 피해를 본 경우, 가해자의 96.5%는 학생이었다. 21.7%는 학부모였다. 교사 대상 폭력 주된 주체는 학부모라는 지적이 통계서 드러난 것이다.

정신건강 평가 항목 중 우울 증상에 관한 결과도 주목된다. 경도 우울 증상(유력, probable)을 보이는 경우가 24.9%이었다. 심한 우울 증상(확실, definite)을 보이는 경우는 38.3%였다.

같은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은 8~10%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남교사보다 여교사가 더 심한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 유치원과 초등교사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위와 마찬가지로 학부모 상담 횟수가 증가할수록, 업무 요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소진 경험이 많을수록, 학부모·학생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할수록 비율 높았다.

자살 의도와 관련된 질문에서 교사의 16%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4.5%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일반인 자살 생각은 3~7%대다. 유치원 교사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업무 소진, 폭력 경험, 외상후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교조와 녹색병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중대재해’로 표현했다. 이들은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이는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에 나설 것이 촉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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