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개 나라 4만3000명이 참가한 2023 새만금 잼버리는 잡음과 난맥으로 시작해 열광의 환호로 끝났다. 개막 초반부터 극한 폭염에 미흡한 시설, 비위생적 환경 등으로 문제가 쏟아지면서 파행으로 치닫자 정부, 기업, 종교계, 국민들이 총력 지원에 나서면서 12일간의 일정을 변칙적으로 끝냈다. 그러나 폐막행사에서는 모두가 환호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 11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잼버리 폐영식은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열기 속에 ‘코리아 잼버리’ 환호성이 터지며 축제로 이어졌다. 잼버리가 끝나고도 많은 참가자들이 오는 18일까지 출국하지 않고 역사문화를 탐방하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세계 잼버리사에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폐영식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K팝 콘서트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했고 “폐영식 후에도 모든 국가의 스카우트 대원이 마지막으로 출국할 때까지 숙식과 교통, 문화체험, 관광 등 최대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면서 총력을 쏟았다. ‘유종의 미’로 장식하는데 만전을 기한 모델이 됐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폐영식 선언문을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스카우트 기력이 여기서부터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파행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탐욕·무책임·무능이 빚은 총체적 난장판이었다. 새만금 잼버리는 5인 공동위원장 체제였다. 대회 초반 잡음이 일자 ‘다섯머리 가운데 일부는 어디에 숨었는지 모른다’는 얘기가 퍼졌다. 감투만 좋아하고 일은 뒷전이란 말이다. 

대한민국은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축구를 성공적 축제로 이끌면서 국위를 만방에 떨쳤다. 그런 우리가 이번 잼버리로 국제망신을 자초했지만 폐막식 피날레로 체면을 건졌다. 총예산 1171억원, 준비기간 6년-그 많은 돈과 시간을 어디에 쓰고 나라 망신을 자초했는가? 감사원은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사태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감사를 펼친다고 한다.

철저하고도 엄정한 ‘징비(懲毖)’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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