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역에 이어 성남시 서현역에서도 끔찍한 ‘묻지마 살인’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진 이후 온라인상에 ‘살인예고’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경찰이 서울 강남역, 잠실역, 성남 서현역 등지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중무장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면서 전시를 방불케 한다.

‘특정인을 살해하겠다’, ‘에버랜드에서 눈에 보이는 사람들 다 죽일 거다’ 등 구체적이고 섬뜩한 글들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그런 글과 함께 미리 구입한 흉기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자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종로 등 곳곳에서 187건의 살인예고 글이 이어졌고 이러한 글을 올렸다 검거된 사람도 중학생을 포함해 무려 65명에 이른다. 

살인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가운데 1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청소년 등 젊은층이 많다. 이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장난으로 그랬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무분별한 모방범죄 심리현상이다. 잊을만 하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방범죄인 묻지마 살인은 “사회에 만연된 분노와 박탈감, 빈부격차, 취업난, 심리적 고립감 등이 누적된 불만”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살인예고로 시민불안과 사회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공권력의 낭비를 가져오는 심각한 테러 범죄행위다. 검경은 ‘살인예비혐의 등을 적용해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엄벌원칙이 능사는 아니지만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언행자는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경각심을 보여주는 일도 필요하고 당연하다. 

국가는 묻지마 살인 칼부림의 원인을 분석하고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행위를 중대범죄로 엄중하게 다스리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묻지마 살인 범죄와 살인예고를 일벌백계로 다스려서 전염병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국가안보, 국민안전은 국가의 기본관리 영역이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하기 그지 없다. 묻지마 살인 범죄가 사회적 총체적 재난에 이르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관리·감독과 치안강화는 물론이고 불평등 심화로 외톨이가 양산되는 사회적 시스템도 돌아봐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