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 가천대학교 교수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인해 159명이 사망하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도 충북 청주, 경북 예천 등에서 집중폭우로 인한 지하도로 침수, 산사태 등으로 50여명이 사망·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버스와 자가용 차량이 고립돼 1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위 2가지 참사의 근본 원인은 “설마 사고 나겠어”라는 안일한 의식과 사회적으로 만연돼 있는 안전불감증이다. 설마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위험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만일 관리주체가 설마 대신 “만에 하나 사고 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이태원 참사시 인원 통제만 했더라면, 궁평 지하차도에서 차량 통제만 했더라면 이런 참사는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사고·재난에서 교훈 얻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튼튼하게 고쳐 더 이상 소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해법이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Risk Education, 즉 위험 인지능력 제고 교육과 일본의 안전문화와 재난 정책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3조 운동이다.

Risk Educaion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 즉 가정, 학교, 통학로, 놀이터 등에서 무엇이 위험한지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하고 자신과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선진국형 안전교육 기법이다. 

Risk Education은 주변에서 실제 발생한 사고 사례를 적극 활용하고 사고가 날뻔한 ‘아차사고’를 신고토록 해 사고 발생부터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 즉 300번의 사고가 날뻔 하면 29번의 사고가 발생하고 1번은 사망 또는 치명적 중상을 입는다는 논리에 입각해 사고가 날뻔도 하지 않도록 위험예지훈련을 철저히 실시한다. 어릴 때부터 Risk Education을 철저히 받은 사람은 주변의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뛰어나 위험을 느끼면 아예 접근조차 않고 당국에 위험함을 즉시 신고해 주변 위험을 즉시 개선되도록 한다.

일본식 3조 운동은 첫째, 자조(自助)다.

이는 위험을 인지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안전지식을 습득하고 평상시 안전을 생활화하면서 각종 사고로부터 나 자신을 지킬 능력을 스스로 길러가는 것이다.

둘째, 공조(共助)다. 이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적극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실제 상황 발생시 적극 지원해주는 것으로 이런 식의 서로 돕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내가, 내 가족이 어느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할지라도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공조(公助)다. 이는 나 자신의 안전의식 제고는 물론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제반 노력을 전개하는 것으로 평상시 우리 가족이 안전할 때 그 안전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주 1회씩 안전가족회의 개최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지금 즉시 스웨덴식 Risk Education과 일본식 3조 운동으로 중무장해 더 이상 참담한 안전사고, 재난이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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