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내렸던 비상사태를 3년4개월만인 지난 8일 해제 조치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코로나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고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 착용 해제, 확진자 격리기간 5일 권고, 해외 입국자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등으로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 규제가 풀린다고 해이해지거나 경계심을 잃어서는 안된다. 

문제는 코로나가 완전 퇴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으로 바뀌었을 뿐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스스로 보호하는 ‘자가 개인방역’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보건위생은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과제다. 그간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면서 국제 교류, 생산작업, 시민의식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되고 일상의 틀이 바뀌었는데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역병은 인류 문명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역병에서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것이 인류 역사의 교훈이다.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흑사병), 전쟁과 대공황을 촉발한 스페인 독감에 이어 천연두는 유럽에서 여러 차례 유행하면서 산업체계와 금융질서를 흔들었고 스페인 정복자들이 옮긴 천연두 바이러스로 남미의 찬란했던 잉카문명이 무너졌다고 세계사는 전한다.   

코로나19 역시 과거의 바이러스들이 그랬듯이 무차별 공포심을 불러왔고 경제와 정치, 사회와 문화에 큰 영향을 줬으며 우리의 일상 풍속도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대면접촉 금지로 글로벌 시대의 교류를 차단시켰던 코로나의 폐해는 실로 엄청나다. 원인 모를 역병은 국가와 민족, 남녀노소, 신분의 고하를 가리지 않고 창궐한다. 인류는 무서운 역병의 고비마다 지혜롭게 대처하면서 퇴치해 왔다. 고난을 이겨내면서 인류의 문명은 발전했고 또 한걸음 크게 성장해 왔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 제2, 제3의 신종 역병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와 민족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고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한 정부와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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