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국내에 재선충이 들어온 지 35년이 넘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현재가 2014년 이후 최대 위기이고 국가적 재난으로 선포해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방제방법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들 아우성이며 얼마나 많은 소나무가 죽어야 하는지 혹자는 소나무가 없어져야 재선충병이 끝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는 벌채(단목, 모두베기)와 훈증, 파쇄, 그리고 화학적 방제(수간주사)로 구분해 실시하지만 효과는 미흡한 채로 수십년째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산림청은 재선충 치료제는 없고 감염되면 100% 고사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긴급방제의 명목 아래 수십년째 맹독성 물질이 함유된 화학적 방제약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실패한 일본의 방제방법을 그대로 받아들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은 지금이라도 진정으로 소나무를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곤충, 환경, 병해충 전문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 전면 재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소나무 재선충의 방제방법은 근본적으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나무에 병원성을 나타내는 재선충을 죽이는 방법과 병원성을 옮기는 매개충을 죽이는 방법이 있다. 산림청의 주장에 의하면 아바멕틴이 살선충제라고 하지만 아바멕틴이 살선충제라고 증명할 수 있는 효과·효능에 대한 시험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살충제 독성에 의해 재선충의 움직임이 없어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독성이 약해지면 재선충이 다시 깨어나 활동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아바맥틴 농도 10배, 100배에서도 재선충이 죽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소나무재선충을 죽이는 방법은 없고 병원성을 가진 소나무 재선충을 매개해 옮기는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방제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수간주사, 훈증, 항공방제 등은 모두 살충제를 투여해 죽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농업용으로 등록된 아바멕틴이 살충제로 등록돼 있는데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가 우화(성충)후 소나무류의 줄기 끝을 후식할 때 살충효과로 죽는데 이는 고독성으로 흡즙, 섭식하는 곤충은 모두 죽여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또 아바멕틴은 자외선이 들어오지 않는 나무 속에서는 분해가 되지 않아 약성이 2년 동안 유지되지만 재선충을 잡는 효과가 없는 약제임에도 재선충 방제약품으로 적용한 것과 관련해 실험 설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아바멕틴은 단지 살충제로 매개충만 죽인다.   

특히 아바멕틴이 농약으로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2000~3000배 희석해 사용하며 자외선에 분해되기 때문으로 채소, 과수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재선충병 수간주사는 1.8% 유제 원액을 소나무 속에 투여해 분해되지 않고 소나무가 자연 배출 낙엽으로 솔잎이 떨어지거나 송홧가루로 배출되지 않는 이상 소나무 수체에 잔존하는 특성으로 약성 잔류가 2년 가까이 유지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늘소를 죽이는 약성을 가진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그 이하의 곤충을 모두 죽여 생태계의 교란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농약을 사용한 이후 생태계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또 농약의 약성이 떨어지면 솔수염하늘소와 먹이 경쟁을 하는 같은 지위의 경쟁 곤충이 사라지므로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는 더욱 무서운 기세로 번질 수밖에 없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이 한번 소나무 내에 침입하면 과민 반응성으로 100% 고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립공원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감염목은 회복이 가능함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산림청이 이야기하는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모두 죽는 것이 아니라 병원성을 가진 재선충을 제거하면 소나무의 조직이 완전하게 파괴 되기 전에는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방법으로 소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화학적 방제는 송진이 나오는 시기를 피해 매년 가을부터 초봄까지인 10월부터 3월말까지밖에 할 수 없어 1년 중 약 6개월 이상은 급격히 증가되는 재선충병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개충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는 제대로 된 방제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곤충 생태계 교란 등 환경적 피해 등으로 항공방제를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방제는 사계절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효과적인 재선충 방제를 위해서는 매개충이 아니라 실제로 나무에 병원성을 보이는 재선충을 잡지 못하면 방제 활동은 의미가 없다. 화학적 방제는 잠시 전파 속도를 늦추고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어도 실패한 방제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안전을 위해 소나무에 병원성을 보이는 재선충을 잡는 효과가 입증된 친환경 천적을 이용한 선충 사멸방법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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