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못할 뿐 우리 생활 곳곳에 위험물 산재…
 귀찮다고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방치하면
 화재 발생 등 우리의 안전 담보할 수 없어”

‘위험물 취급주의’… 화학·제조 산업시설이 모인 곳은 물론 연구실, 교육현장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그만큼 각처에서 쓰이는 위험물이지만 가까이 하면 인체에 치명적이고 폭발사고라도 난다면 대형 화재로 비화, 인명 피해를 키우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 위험물질 폭발사고와 연구실 내 사고는 심심찮게 발생한다. 최근에도 대구의 한 석유화학 공장에서 위험물질이 담긴 드럼통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사고가 났고 수년 전엔 대전의 한 국립대학교 연구실서 폐시약 위험물질 누출 폭발로 인해 10명이 중상을 입은 대형 사고가 난 바 있다. 각종 독성물질과 인체 유해물질을 안전하게 보관·취급해야만 하는 이유다. 이러한 ‘필수불가결’ 위험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적치대 캐비닛과 위험 폐기물 수거통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인천 남동구 소재 (주)에스엔에스를 안전신문이 찾았다.

“위험물이라고 사람들이 인식만 못할 뿐이지 곳곳에선 위험물이 다 쓰인다. 흔히 화학품부터 페인트, 농약, 심지어 화장품 원료까지 모두 위험물이 사용된다. 이를 잘 보관해야 대형 화재를 막고 안전이 도모되는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동주 에스엔에스 대표
이동주 에스엔에스 대표

이동주 에스엔에스 대표의 말이다. 

위험물은 흔히 알려진 아세톤, 휘발유, 벤젠 등 석유류와 특수인화물류인 이황화탄소, 콜로디온, 디에틸에테르 등이 있다. 말처럼 어디서나 쓰이나 화재시 다량의 유독가스가 나고 소방 활동까지 어렵게 만드는 대형화재 ‘주범’이기도 하다.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철재 제품 생산업체 에스엔에스. 먼저 인상 깊은 회사명 에스엔에스(SNS)에 관해 그는 “표준과 특별함을 추구한다는 스탠다드(Stadard)와 스페셜(Special)의 앞자를 땄다”며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라는 말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따라해 사명을 지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먼저다. 직원들이 사명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말했다.

제조현장을 가니 원자재 철판을 가공키 위한 절곡기기가 우람한 소리를 뿜고 작업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적치대 캐비닛의 견고함을 위한 용접 작업자가 안전장구를 착용, 불꽃을 냈다. 도면을 보며 적절한 부품을 사용해 조립하는 작업과 분체도장 일도 ‘열중 모드’였다. 설계팀은 각 납품사의 상황과 요구에 맞게 설계도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안전하지 않으면 일하지 말라’는 현수막 아래서 척척 진행되고 있었다. 이 대표의 안전 작업에 대한 철학과 임직원이 이를 철저히 동의한 문구의 현수막이 펄럭였다.  

회사의 주력, ‘위험물 보관함’은 외부 화재 발생시 퓨즈가 작동해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것이다. 내부 위험물이 화재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폭발 대형 재난을 막는 것이다.
조립식 이중 캐비닛 형태, 38mm의 공기 단열층이 형성된 이중벽 구조로 외부 부정 요인으로부터 위험물은 철저히 노출이 방지된다. 배기장치도 설치돼 위험물로 인한 가스와 악취, 습기 등을 뺀다. 위험물에 무분별한 노출시 재해를 입을 수 있는 작업자를 위함이다. 

우리나라 특허증은 물론 미국 FM 화재시험 인증도 받았다. 세계적인 소방 안전제품 시험인증기관서 국내 최초로 화재시험(700도씨 온도로 10분간 가열 시험)에 합격해 인증을 받은 것. 국내 유수 기업인 삼성전자, 포스코, LG 등을 비롯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교가 이 회사의 주요 납품처다.

정부 조달청 우수제품 선정과 함께 지난해엔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에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처음 제품을 구상했을 때를 떠올리며 “20년 전 항공기에 위험물 보관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소리에서 착안해 알아보니 선진국엔 대부분 위험물 보관함이 산업현장 의무였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아서 제품을 만들고 인증 단계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 인증을 받고 각고의 노력 끝에 차차 국내 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며 국내 위험물 보관 인식 제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폐기물 수거통
폐기물 수거통

위험물의 폐기 단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 감지, 자동 닫힘 특수구조로 산소 차단이 되는 폐기물 수거통도 보였다. 위와 마찬가지로 미국 FM테스트를 합격하고 특허 2종과 디자인 1종까지 취득했다. 수거통 본체와 뚜껑 사이에 잠금 수단이 설치돼 열변형스프링이 온도 변화에 따라 움직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특허 내용이었다.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배터리의 화재를 막는 배터리 보관함도 위험물 보관함에 기반해 제작된 제품이다. 안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면서도 제품 스스로 불이 날 수 있는 내부와 외부의 온도상승이 감지돼 화재를 차단하고 자동 소화장치까지 갖춘 것이다.

지난해엔 공구 충전 중 화재를 겪은 통신 대기업 KT가 에스엔에스의 보관함 등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확신에 찬 목소리의 이 대표는 앞으로의 추세는 ‘안전’이 될 것이라 말했다. 안전 도모를 위한 필수품으로 위험물 보관함이 상용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우리나라 위험물이 사용·취급되는 모든 현장과 실험실, 관공서까지 보급해 안전한 우리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그의 옆에 위험물 보관함 캐비닛이 우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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