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대한 생각을 1%만 바꿔도 산재로 생명 빼앗기는 일 막을 수 있어”

36년간 산업현장 안전을 위해 교육, 정부 위탁사업, 국제협력 사업, 노사협력 증진을 위한 홍보 활동에 힘써온 (재)한국산업훈련협회. 한국산업훈련협회는 지난해 안전보건공단에서 실시한 민간재해예방기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안전신문은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는 살리되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회적 통합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6년간 한국산업훈련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태성 이사장을 만나 안전에 대한 철학과 앞으로의 협회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중대재해처벌법 취지 살리되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근로자 본인은 물론
내 가족과 타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통합 인식 담보돼야”


“국가 위상에 걸맞게
 안전보건분야 수준 높이려면
 책임있는 산재예방 주체가 나서고
 안전보건 제도·시스템 보완하며
 전국민 대상 체험교육 통해
 안전을 체질화시켜야”

 ▲(재)한국산업훈련협회는 1986년 설립 이래 우리 사회 안전의식 정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회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재)한국산업훈련협회는 공공성격의 재단법인 교육기관으로서 1986년 7월 고용노동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이후 35년간 산업현장의 안전·보건교육 및 기능인력 개발교육, 노사협력 증진, 노동 홍보, 정부 위탁사업·인력정보 수집과 국제협력 사업을 주관해 온 전통있는 산업안전·보건 전문교육기관이다. 

지난 2016년도 6월부터 협회의 이사장직을 맡아 근무해 오고 있다. 오늘날 현대사회는 엄청난 문명의 발전을 이뤘고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도 다양한 시설과 장비들을 이용하게 됐다. 그만큼 고도의 작업도 가능하게 됐지만 그 반대급부로 산업현장은 언제나 위험한 사고에도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사고는 정말 한순간이다. 

안전보건공단의 다양한 사고사례를 보면 불과 몇분전까지 대화를 즐겁게 나누던 근로자들이 한순간 사망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산업현장에서 ‘안전’이라는 두글자는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며 매년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주의를 기울인다면 예방이 가능하고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현재 산업훈련협회는 안전관계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산업안전·보건 법정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보건공단에서 실시한 민간재해예방기관 평가에서 최고인 S등급을 부여받았는데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협회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생들이 만족하고 이해하며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 협회는 원 포인트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해 교육생들의 교육신청 접수에서부터 교육 내용은 물론 출결관리, 휴식시간,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교육생들과 접촉하며 사업장의 애로사항과 교육내용의 만족도 등을 설문조사해 교육의 질적 개선은 물론 좋은 점은 다음교육에 즉시 반영하는 제도를 운영해 교육생들의 호응도가 높다.

또 협회에서는 각 사업장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적기에 교육을 실시코자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한 상담 및 소통관리로 각 사업장에 필요한 정보와 사고예방에 관한 자료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의 전문분야에서 근무해 경험이 풍부하신 분들과 안전보건 분야의 석·박사, 대학교수 등을 강사로 위촉해 새롭고 다양한 지식을 전달코자 강의기법 개발을 통해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는 ‘안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달성키 위한 안전교육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지.

교과서 같은 얘기일지 모르지만 안전이란 모든 사람과 사물이 존재하는 현 상태에서 위험의 요소가 전혀 없고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는 예방, 점검,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안전은 생명이며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생명이다.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산업재해 사고를 보면 매우 안타깝다. 이것은 우리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는 급속한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성과나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말미암아 산업재해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지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이 만연해서 부끄럽게도 OECD 국가들 중에서 산업재해가 제일 많이 발생하는 국가가 됐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나부터 변해야 한다. 각자 안전사고 예방에 대해 1%만 생각이 바뀌어도 산업재해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은 막을 수가 있다.

따라서 안전의식을 생활화하고 법과 제도를 존중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야 한다.

▲하반기 협회에서 역점 추진할 안전사업이 있다면.

안전에 관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관리감독자 안전보건교육은 타 교육기관에 비해 체계적이고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교육내용으로 진행한다는 점이 우리 협회만의 강점이다. 

하반기는 현행대로 집체교육 중심으로 사업장 업종별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며 특히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바쁜 일정으로 교육받기 어려운 사업장에 우수 강사들을 방문케 해 안전보건교육은 물론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과 개인정보 보호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노사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재정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이 실질적으로 법을 지키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현재 협회에서 진행하는 관리자 교육 중 중처법과 관련 강조되는 내용이 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양면의 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났을 때 사고 정황이나 정상참작 없이 일벌백계로 처벌을 한다면 기업 활동이 위축돼 기업이나 국가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고 관대하게 처벌한다면 당초 법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동계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고 종전과 같이 안전사고에 무감각해질 염려가 있다.

문제는 우리의 안전의식이다. 법을 강화해서 안전사고가 줄어들고 이상사회가 실현된다면 좋겠지만 법이 만능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으니 처벌을 면키 위해 안전에 신경을 쓴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의 취지는 살리되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안전은 나를 보호하는 일에서 더 나아가 내 가족과 타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적인 통합의 인식이 담보돼야 한다.

▲끝으로 우리 사회 안전을 위해 정부 및 안전분야 관계자에 한 말씀 바란다.

연일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어지간한 안전사고에는 불감증이 있을 정도로 사고에 대한 인식이 많이 결여돼 있다. 사고는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다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야 후회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다. 

우리의 안전보건 수준을 국격에 맞게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자체, 유관기관, 관련 협회 등과 협력관계로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안전 실천을 생활화하고 안전보건 관련자의 참여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근로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제 안전보건분야도 혁신할 시기가 됐다. 그동안의 사업 대상과 추진방식을 과감하게 개선해 국가 위상에 맞게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산재예방을 위해 책임있는 주체가 나서야 한다. 사업주, 원청, 지자체, 발주기관 등 주체들이 산재감소에 참여해야 한다.

둘째 안전보건관련 제도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관계기관의 역할과 책무를 분명하게 하고 기본방향을 제시해 법, 제도의 정비와 필요한 교육기반 시설을 갖추는 게 필요하고 공사금액 기간 등이 적정하게 확보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통해 안전체질화를 유도하고 안전보건 의식수준이 높아지도록 정부는 안전교육 담당 전문인력을 양성해 교육이나 홍보를 통해 일관성있게 국민안전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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