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영 한국안전교육강사협회 전문위원

세계 3대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 회장,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자사에 자체 우주발사대를 갖추고 ‘지구인 화성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50년경 지구의 평균온도가 지금보다 2℃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지구인을 화성에 정착시겠다는 포부이고 실제로 직원 및 우주관광객을 우주선에 탑승시켜 지구궤도를 돌고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화성이주 서두르는 촉매제

최단시간내 화성에 도착하는데만 6개월, 지구로 귀환하는데는 그보다 장시간이 소요되기에 현재의 우주개발 기술수준으로는 지구로 귀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왜 화성이주를 서두르는 걸까. 

화성의 대기권은 지구와 달라 인간생존에 필수적인 물이 없으며 산소는 극소량에 불과하지만 화성의 남·북극에도 광대한 얼음 바다가 존재하며 그 얼음바다 밑에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낮과 밤의 극심한 온도차(평균기온:-60℃), 태양풍을 차단하는 자기장 등 테라포밍(다른 행성에 인간이 생존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수반될 산적한 난제 해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된다. 

2년반 동안 지구촌을 강타하며 5억882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622만명 이상을 사망케 한 코로나19가 화성이주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더 무서운 신종 감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도처에서 쏟아지고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그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67개국에서 수백명의 과학자들이 참석한 UN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지난해 8월 채택한 6차보고서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표준자료로 삼고 있다. 핵심은 2003년부터 2012년 사이 지구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0.78℃ 상승했지만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1.09℃ 상승했다. 또 지구의 평균온도가 2℃ 상승하는 2050년경에는 2억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중국 상하이, 태국 방콕, 방글라데시,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후 위기로 바이러스 감염 차단벽 사라져

조천호 대기과학자는 향후 20년간 지구온도가 2℃를 넘게 되면 지구의 회복력이 완전 상실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연상태에서 지구온도는 0.5℃에서 등락을 거듭해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부터 100여년 동안 1.1가 급상승했다. 지구가 1만년에 약 4℃ 상승했는데 사람들이 25배 급상승시켰으니 자동차가 시속 100km로 주행하다가 갑자기 2500km로 달리는 셈이다.

자연계를 개발·훼손하는 과정에서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해짐에 따라 신종감염병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까지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연이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자연환경을 중시해야 한다. 지구가 인간만의 것인 줄로 착각한 오만함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사례가 코로나19다.

감염병의 70%는 동물에서 기인하는데 산림파괴로 숲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 들고 이로 인해 기후 위기가 심화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의 차단벽이 사라지거나 희석된 것이다.

‘창백한 푸른점’  모두가 책임감 갖고 지켜야

빌 게이츠가 그의 저서 ‘팬데믹을 방지할 방법’에서 제시한 경고도 새겨들어야겠다. “우리가 다음에 겪게될 전염병은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이 훨씬 더 강하거나 치명율이 더 높을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바이오테러리즘의 형태로 인간이 만들어 전파시킬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올 2월 현 수도인 자카르타를 보르네오섬 ‘누산타라’로 옮기는 법안을 가결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60%가 밀집한 자바섬은 국토의 7%에 불과하지만 지금도 40%가 해수면에 잠겨 있는데다 해마다 25cm씩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2024년 공공기관 이전을 시작으로 2045년 천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구 54만명의 몰디브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관광지인데 IPCC측 예측으로는 남·북극 빙하의 해빙으로 지구온난화가 빨라진다면 해수면 45cm 상승시 육지면적을 약 77% 잃게 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현 추세대로 지구온도가 1.5~2℃ 상승한다면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의 AI 시뮬레션 분석 결과 국토의 5% 이상이 물에 잠기게 되는데 특히 인구의 50% 이상인 수도권이 집중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도의 고양, 화성, 안산, 시흥, 부천 순으로 인천시의 남동구와 서구, 서울시의 강서, 양천, 송파, 구로, 강남 순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인천국제공항 등 국가 기간산업도 침수로 기능이 마비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겠다.

1990년 2월 미국의 무인우주선 보이저1호가 태양으로부터 60억km 거리인 토성을 지난 후 NASA(미 항공우주국)에 전송한 지구의 사진을 보고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를 ‘창백한 푸른점’으로 명명하고 지구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이 푸른 점 안에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그리고 여러분이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책임을 갖고 이 ‘창백한 푸른 점’을 지켜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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