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광역사고조사센터장

매서운 바람이 잦아드는가 하더니 어느새 벚꽃이 흩날리고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는 새잎이 돋아나면서 본격적인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이맘 때 쯤이면 우리들 가정에서는 주말에 하루 날을 잡아 겨울 때를 벗겨내기 위한 대청소를 실시한다.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고 겨울에 사용했던 이불을 비롯한 침구와 겨울옷들을 세탁하고 봄에 사용할 것들로 바꾸는 일들을 하게 된다.

또한 우리들 집안 내부뿐만 아니라 지난 여름 장마철의 비바람과 태풍을 견디고 겨울철 눈의 무게를 견디어 내느라 취약해진 건물도 손을 보게 된다. 이런 일들은 사업장과 농가 등에서도 이뤄지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지붕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작업이다.

전국적으로 많은 주택과 사업장의 공장건물이나 농가의 축사 등의 건물지붕이 기와, 플라스틱, 슬레이트 또는 컬러강판 등으로 돼있다. 또 지붕으로 햇볕이 들도록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채광창(썬라이트)을 설치한 곳들도 많이 있다.

지붕은 주기적으로 수리하거나 교체하지 않으면 누수가 발생하고 이를 오래 방치하면 심한 경우 건물 전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기적인 보수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붕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작업은 간단해 보이지만 높은 곳에서 작업이 이뤄지다보니 항상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다. 

대표적인 추락 위험요소로 지붕의 끝부분이나 처마, 지붕 출입구나 틈새 등이 있다. 또 작업 도중에는 습기나 이끼가 있는 경사진 지붕에서 미끄러지거나 채광창·슬레이트 등 깨지기 쉬운 재료를 밟아 채광창 등이 파손되면서 작업자가 함께 추락하는 등의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까지 3년간 지붕공사와 관련한 작업 중 112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지붕공사의 경우 공사 규모가 크지 않고 공사기간이 대부분 1개월 이내로 단기간 이뤄져 대부분 추락사고 등을 방지키 위한 안전조치가 생략된 상태에서 공사를 실시하다 보니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붕공사시 추락사망사고를 예방키 위해서는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사전에 지붕을 점검해 지붕 재료가 사람의 몸무게를 견디지 못할 만큼 약하지 않은지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채광창이나 유리지붕, 슬레이트나 부식된 금속판이 특히 취약하다. 

둘째 이동식 고소작업대 또는 타워형 비계를 사용하는 등 지붕 위로 올라가는 작업을 최소화하고 지붕 가장자리나 모서리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게는 반드시 추락을 방지할 수 있도록 추락방호망, 안전대 등 추락방지장치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적정한 교육을 받은 작업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가 적합한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안전대는 안전대 부착설비에  체결 후 작업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지붕공사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채광창 파손에 의한 추락사망사고를 예방키 위해 채광창 안전덮개 구입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안전한 지붕공사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나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새로이 만드는 일에 소중한 누군가의 생명이 스러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아니겠는가.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한 세상을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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