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최우선 경영’으로 설립 이래 20여년간 재해 없는 사업장 이끌어

“노동안전·건강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이중적인 인식을 고쳐야 한다.”
국내 산업현장의 현실을 명확하게 지적하는 말이다.
20년간 사업장을 무재해로 이끌어 오고 있는 영창케미칼의 이성일 대표이사는 안전이 사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했음을 지적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각성을 강조했다. 안전신문은 2022년 새해를 맞아 이성일 대표이사가 생각하고 있는 안전과 영창케미칼의 안전활동에 대해 소개한다.

▲영창케미칼은 ‘소부(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국산화에 탁월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첨단 소재의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 배경에 관한 말씀 부탁드린다.

- 영창케미칼은 ‘혁신적인 기술로 세계 최고의 제품 및 친환경적 제품 생산 실현, 고객 만족 경영을 위한 1등 품질 실현’이라는 기업 이념 아래 2001년 ‘국산화 1세대’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국내 반도체 제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소재 및 장비는 모두 미국·일본 등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반도체 소부장은 유수의 미국·일본 기업들 가운데서도 소수만 영위할 만큼 기술력이 필요하고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이런 점은 오히려 도전 가치가 있는 블루오션으로 느껴졌다.

제품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면서 현실의 벽을 확인했다. 국내에는 원료 물질부터 샘플 성능평가를 위한 장비까지 어디 하나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한 생태계 구성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초 불어닥친 반도체산업 불황 이후 이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당시 반도체 업계가 원가 절감에 나서면서 신규 소재 업체도 고객사에서 직접 평가를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를 놓치지 않고 2004년에 당사의 첫 제품인 ‘ArF 및 KrF 광원용 포토레지스트 린스’를 개발·양산에 성공하며 반도체 소재 업계에 첫발을 디뎠으며 꾸준한 R&D 투자와 핵심 기술 인재 육성으로 축적한 기술력, 일관된 품질 유지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 설계를 통해 첨단 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현재에 이르게 됐다.

▲2001년 설립 후 현재까지 작업현장 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놀라운 기록의 비결은 무엇인가.

-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철학이다. 경영에서 가장 우위에 두는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다. 안전하지 않은 일터는 근로자의 작업범위를 위축시키고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은 사업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영창케미칼은 주기적인 안전진단·교육을 비롯해 조기 화재감지시스템 설치, 독립적인 환경안전조직 운영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안전 외에 강조하는 화두는 ‘혁신’과 ‘환경’이다. 열린 사고방식은 혁신의 원천이 되고 1등 품질 실현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혁신에 매몰돼 앞만 보고 달려서는 안된다. 주위도 둘러볼 줄 알아야 한다. 영창케미칼이 환경 친화적 제품을 통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공존 경영을 추구하는 까닭이다.

▲화학 소재 제조업 특성상 급작스러운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생산공정 내 사고 대비 안전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돼 있나.

- 영창케미칼은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안전업무를 전담하는 안전관리본부(환경안전부, 시설안전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2005년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2021년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작업환경측정, 안전보건점검, 사업장 자율안전점검 및 개선활동, 전기분전함 점검, 사업장 자가용 전기설비 진단 등의 업무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안전보건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공정안전보고서 및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성실히 작성·제출함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전 사업장에 조기 화재 및 가스감지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일터는
근로자 작업범위 위축·생산성 떨어뜨려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제 안전은 사업 존폐 가르는 핵심요소

노동자의 안전·건강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 이끌어 내려는
경영자 주도의 노력 어느 때보다 절실”

▲환경과 안전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가 독립 구축돼 있는데 이 조직에서는 지역 환경과 노동안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나.

- 환경·안전업무를 전담키 위해 안전관리본부가 설치돼 있으며 본부 산하에 환경안전업무를 전담하는 환경안전부와 시설관리 및 산업안전보건업무를 전담하는 시설안전부로 운영되고 있다.

환경안전부는 대기, 수질, 폐기물, 화학물질에 대한 허가 신청, 정기검사, 실적 및 보고서 제출, 위험물 예방규정 제정, 대기 방지시설 관리, 수질검사, 환경안전 관련 고객사 평가 수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시설안전부는 시설관리업무를 위한 시설팀과 안전관리업무를 위한 안전팀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팀에서는 설비 유지·관리 및 점검을 통한 장비 가동률을 최적화하는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안전팀에서는 안전교육 및 훈련 등 사내안전교육과 공정안전보고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작성을 통한 중대산업재해 예방,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인증 획득, 고객사 평가 대응 등의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경영자들의 안전에 관한 인식 전환 요구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경영자로서 이 인식 전환이 어떻게 하면 널리 안착될 수 있다고 보나.

-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안전에 관한 인식은 늘 반비례해 왔다. 특히 안전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이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기업사례가 늘고 있다.

생명과 신체에 관한 기본적 인권을 헌법이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산업현장 내 안전에 관한 인식이 개발 우선주의 패러다임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세계 경제 10위권 진입이라는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재해율은 과거에 머물고 있다. 소득이 오를수록 재해율이 감소하는 다른 나라와 분명히 차별화되는 점이다. 즉 여전히 노동자들의 인권이 구시대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노동 처우, 안전 관련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업 경영의 기본 속성은 저비용과 신속·간단·편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에 관한 인식은 늘 그렇듯 고비용·저속·복잡·불편이다.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경영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안전·건강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업가의 노력이다. 특히 노동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이중적인 인식을 고쳐야 한다. 안전문제에 대해 누구든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내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경영자 주도 아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2021년 강조됐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내재화에 관한 성과와 함께 2022년 영창케미칼의 ESG와 안전에 관한 변화와 비전 한 말씀 부탁드린다.

- 기업이윤을 우선시해 ESG 중요성을 저버릴 경우 자원가격의 상승, 규제 강화에 따를 기업경영 제한, 고객의 구매력과 시장의 축소,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윤을 우선시한 행동이 오히려 이윤창출을 방해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

ESG는 기업경영에 있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핵심요소가 됐다. 빈곤과 불평등, 시장혼란을 유발한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따라서 기업은 ESG를 기업 이미지 개선 및 홍보를 위한 사회공헌활동 정도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앞날을 좌우할 중대한 요소로 여기고 사업전략을 논의하고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영창케미칼은 창립 20년을 맞은 지난해 ‘신경영의 해’로 선포하고 기업의 성장과 함께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을 중요시하는 지속가능경영을 기업경영의 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환경안전과 산업안전을 전담하는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에는 ESG 전략과제 이행·고도화를 거쳐 2025년 ESG 평가·관리체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목표를 분명히 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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