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수 (주)안전제일기술단 대표이사

급격한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부상을 비롯한 두부 충격 및 두개골 손상으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유발시키는 넘어짐 사고는 전국 산업재해에서 3대 다발 재해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병원 등의 의료시설에서 치료 중인 환자안전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넘어짐 사고는 고령자와 연약한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사 및 간병인 등의 의료종사자는 물론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2020년 환자 안전 통계연보에 의하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의료기관에서 미끄럼 등으로 인한 낙상사고가 매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2020년도에도 낙상사고는 6903건(49.6%)으로 당해연도 전체 환자사고의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병원 내의 넘어짐 사고 예방만으로도 환자 및 의료종사자들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불의의 사고로 인한 금전적 손실도 예방할 수 있는 바 국내 수도권 소재 일부 병원을 샘플로 선정해 수행한 병원 바닥의 미끄럼 위험성 측정 평가에 근거한 넘어짐 사고 예방대책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병원 전체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질인 암스트롱 바닥재는 단기적으로는 물과 같은 오염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장기적으로는 표면마모도를 고려해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병리과 및 연구실 앞 복도 등에는 동일한 암스트롱 바닥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나 연구실에서 발생한 파라핀 분진이 신발 등에 묻어 오염돼 있어 건조한 상태에서도 미끄러짐 저항값이 0.36(참고:KS L 1001에 의한 동적 미끄럼 저항성에 대한 습윤 마찰계수는 0.40 이상이어야 함) 정도로 낮게 나타나고 있어 주의해야 하며 이러한 장소의 바닥재를 최우선으로 교체하거나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붙이는 방식으로 미끄럼 위험성을 감소시켜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이러한 바닥에 미끄럼 방지용 코팅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입원실 소재 욕실에 사용한 세라믹 타일의 미끄럼 저항값이 0.38로 만일 직원 및 환자가 맨발로 샤워를 할 경우 바닥에 물뿐만 아니라 세제로 인해 더욱 미끄러워 질 수 있어 미끄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이므로 타일마다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실리콘 고무형태로 된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식당의 경우 튀김이나 부침개와 같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국·찌개 등과 같이 수분이 많은 음식이 쏟아져 식당 바닥이 기름기와 점도가 높은 액체로 오염돼 있어 병원 내의 다른 어느 위치보다 미끄러짐 위험성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 전 미끄러짐 저항값이 0.24이던 것이 청소 후 0.54로 증가하는 것을 보면 이 구역에서는 청소 방법 및 청소 시기만으로도 충분히 미끄럼 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미끄럼 위험 요인에 대한 관리·기술적 대책을 병원 등의 의료기관 대상 방문 기술지도시 제시하고 병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병원 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이 더욱 확보될 것이다. 또 위에서 제시한 대책의 적용 시기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바닥 미끄럼 측정을 병행해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미끄럼 방지 대책이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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