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영 한국안전교육강사협회 전문위원

지난해 1월 하순 우리나라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래 2년이 다 돼가는 올 추석 전후로 1일 확진자가 2000여명을 넘나들고 사망자 또한 늘어가는 추세다. 누적 확진자 29만명을 상회하고 사망자도 2500여명에 육박함으로써 대명절인 한가위마저 위축된 분위기에서 보내야 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꺾이지 않는 것은 극성스런 델타변이 신종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22일부로 우리나라 백신 1차 접종률은 71.2%, 2차 접종률도 43.2%를 상회함으로써 우리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선진국에 비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예방정책과 의료종사자들의 희생정신, 시민들이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생업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수칙 준수에 동참한 결과일 것이다.

이같은 국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도 천문학적인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하지 않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들이 한국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하는 나라로서 감염병 청정국’이라고까지 칭찬하고 있다. 이러한 칭송이 지나치지 않게 들리는 것은 우리의 감염병 예방과 치유대책, 제반 경제지표가 국제사회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이 제시한 최근 통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139만5000여명에 누적 사망자가 66만3000여명에 달함으로써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근자에도 일평균 확진자가 16만여명이며 사망자가 3000명을 넘나들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백신물량이 차고 넘치는데도 1차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63%에 불과하고 2차 접종 또한 54%로 저조한 수치가 감염병 지속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시가 아닌 평시에 미국인들이 코로나19로 엄청난 희생을 당하고 있는데도 다중이 집결하는 각종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노마스크 군중이 몰리고 있음을 자주 목도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왜 그럴까? 일부 미국인들은 인구의 1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니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자연면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며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 각종 음모론 등이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는 것도 백신 접종률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여기서 미국의 공상과학소설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pson)이 들려준 조언을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는 미래를 앞당겼다. 이것은 어떤 미래인가?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미래인가 간절히 기다려서 온 미래인가? 어떤 미래를 맞을 것인지는 준비하는 자세에 달렸다. 준비된 자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래할 미래가 속히 다가오기를 고대한다. 4차 산업혁명은 언젠가 도래할 미래였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고르게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코로나19는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4차 산업의 비전을 눈앞에 던져 줬다.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수업 등의 언택트 업무처리가 현실화되면서 디지털경제와 스마트산업이 더 빨리 다가온 것이다. 또 코로나19는 안전과 건강에 대한 학습효과와 경각심을 높여줬으며 상시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대중들은 이번 팬데믹 시대가 종식되더라도 또 다른 위기가 출현할 것이라고 믿기에 이르렀다. 지난 6월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 한 아파트가 한밤중 갑자기 무너져 100여명이 사망하는 재해가 있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남·북극지방 해빙이 아파트 신축시보다 해수면을 30cm 이상 상승, 아파트 지반 부식이 붕괴의 주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따라서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위기는 이에 수반될 각종 사고와 신종 전염병 출현 등을 예고하고 있다.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안위, 가족의 안전과 건강이 선행되지 않는 행복이란 존재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미래에는 일자리마다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론이며 시대정신’임도 유념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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