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선진국 도약에 일익 담당하는 최고의 종합컨설팅 기관 이끈다

 

 

“업무상 사고사망자 절반 이상이
끼임·떨어짐 등 후진국형 재해인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법과 제도 등 ‘외형’은 바뀌었지만
산업현장 전반의 안전의식·태도 등
 ‘내실’은 변화되지 않기 때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식될만큼 중대한 전환점을 맞아 사전대응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최대 민간 안전전문기관인 대한산업안전협회도 2021년 박종선 회장의 취임과 함께 변화를 시도 중이다. 박종선 회장을 통해 대한산업안전협회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지난해 12월 대한산업안전협회 제27대 회장으로 취임하신 이후로 10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장이라는 직책에 책임감이 막중하실 것 같은데 지금까지 협회를 이끌어온 감회는 어떠신가요.

- 회장으로 취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협회 경영 및 조직 쇄신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었습니다.

안전보건관리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안전 선진국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대치에 부응키 위해서는 산업재해 예방 활동의 일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 협회의 내부에서부터 변화의 물꼬가 시작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경영개선 TF를 구성해 내부 조직과 인력, 사업과 제도 등 협회 운영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정비에 나섰으며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 방향과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사망사고 감축 목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협회가 재정비되면 현재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산재예방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또 외부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및 실행 역량을 확보하고자 협회의 브레인 역할을 수행할 씽크탱크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산업안전협회는 과학적 분석과 데이터에 입각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혁신적인 안전기술·기법 등을 도입해 선진 안전관리 체계가 산업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입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산업안전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업 진행 상황과 주요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 대한산업안전협회는 각종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반세기 넘게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관리업무위탁, 안전교육, 안전진단, 안전인증·검사, 안전문화컨설팅 등 각종 산업안전 분야에서 협회만의 차별화된 안전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업무위탁의 경우 전국 약 9000여개 기업들에게 협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재해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업장에서의 재해율은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0.57%)보다 0.21%p 낮은 0.36%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산업안전협회는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안전관리의 기본이 되는 안전교육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가 급증함에 따라 사업장 내 안전문화 정착 및 수준 향상을 위한 전문적인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안전문화관리사’ 자격 취득 과정을 개발·완료해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나설 계획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안전분야에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변화에 대응키 위한 대한산업안전협회의 전략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방식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안전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를 개선키 위해 산업안전협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방역 당국의 지침을 엄수해 감염병 방지를 위한 자체적인 대응 방침을 수립해 전국적으로 시행해 왔습니다.

최근 안전보건교육은 기존 ‘주입식 이론교육’에서 실제 상황과 유사한 환경에서 근로자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참여형 교육’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략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원격교육의 효과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교육입니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도 적극 확대해 우리나라 산업현장에 선진 안전교육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이 어떻게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시는지, 또 그에 대한 협회의 대응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요.

- 그동안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에 대한 비용 투자가 곧 ‘손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러한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법이 시행되게 되면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해 사망 등 중대재해를 발생시킬 경우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고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집니다.

이제 중대재해 발생으로 ‘기업이 잃는 손실’이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 비용’ 보다 커지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큰 변화가 이뤄지다 보니 기업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무조건 처벌을 받는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사업주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의무를 이행치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처벌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 경영진들은 단순히 처벌을 면피하기 위해 안전에 투자하는 행동을 스스로 경계하고 지양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본 법 제정에 공감하고 지지했던 이유는 애초에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이라는 기업들의 ‘의무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이에 산업안전협회는 기업들이 스스로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키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산업현장 전반에 스며들 수 있도록 협회가 보유한 모든 역량과 자원을 동원해 컨설팅과 교육·홍보 등에 앞장설 것입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유예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지원에도 주력할 것입니다.

지난 2019년 기준 산재보험 가입 사업장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은 전체의 98.2%에 달합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되는 기업은 1.8%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산업안전협회는 지난 7월부터 전국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무료 안전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떨어짐·끼임 등의 사고 우려가 높은 고위험 사업장의 경우 경영진 특별 면담을 통해 위험요인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문화된 안전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안전컨설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우리나라 안전분야 법과 제도는 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준 업무상 사고사망자 절반 이상이 끼임・떨어짐 등 후진국형 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법과 제도 등 ‘외형’은 바뀌었지만 산업현장 전반의 안전의식 및 태도 등 ‘내실’은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OECD가 15개 회원국가의 노동자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안전체감도와 안전 중시도는 각각 13위, 12위로 모두 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을 잘 느끼지도 못하고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의 직접적이고 1차적인 피해자라는 점에서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안전의식과 태도가 답보상태에 머문다면 앞으로도 후진국형 산업재해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안전컨설팅입니다.

앞으로도 산업안전협회는 기업들과 함께 보다 개선된 안전관리 방안과 기법 등을 고민하고 함께 호흡하며 굳건한 안전문화가 산업현장 전반에 정착‧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인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입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 ̒산업안전협회를 대한민국이 안전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최고의 종합컨설팅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제가 27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가슴에 품었던 결심입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결심을 이행키 위한 기초를 다지는 작업에 매진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인 실천에 나서고자 합니다.

국내 민간재해예방기관의 맏형이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안전분야 거버넌스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산업안전협회는 거버넌스의 중심에서 정부 계층간, 다양한 공공 및 민관기관 간의 연계와 협력을 이끌고 궁극적으로 산업재해의 실질적인 감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력할 것입니다.

또 미래 안전분야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는 기업이 없도록 관련 법률 및 기술지원, 교육 서비스 제공 등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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