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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에 이어 열린 패럴림픽이 지난 5일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폐회식을 끝으로 1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극적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을 포함해 162개국 44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나란히(parallel)’란 뜻을 가진 패럴림픽은 장애인 스포츠 최대 이벤트다. 장애 선수들을 위해 처음으로 조직된 운동회는 영국에서 1948년 런던 하계 올림픽 개막식과 같은 날에 개최됐다.

영국의 제2차 세계대전 상이용사들을 위해 열렸던 장애인만의 대회는 1952년 네덜란드 참전병이 참가함으로써 최초로 국제적인 대회가 됐다. 패럴림픽이 참전병들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을 포함하는 대회로 열린 것은 1960년 로마에서였다. 이 대회에는 23개국에서 400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초기에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지만 1976년 하계 패럴림픽 대회 때 처음으로 다른 장애를 가진 선수들도 참가했다. 다양한 분류의 장애인이 참가하게 됨으로써 이 대회에는 40개국의 1600명 선수들이 참가했다.

서울에서 열린 1988년 하계 패럴림픽 대회부터 하계 올림픽이 끝난 후 바로 그 도시에서 올림픽 때 사용된 시설을 사용했다. 이후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같은 연도에 같은 도시에서 열렸으며 2001년에 세계장애인협회(IP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에 공식 협정을 맺기에 이르렀다. 1976년부터 열려온 동계 패럴림픽은 1992년부터는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시설을 사용했다.

패럴림픽에서 말하는 신체적 장애란 근육의 손상(하반신 마비 및 사지 마비, 근육 영양장애, 포스트 소아마비 증후군, 척추 파열), 수동적 운동 장애, 사지 결핍(절단 및 사지 이상), 다리 길이의 차이, 짧은 신장, 긴장 과도, 운동 실조, 아테토시스, 시각 장애, 지적 장애, 정신 장애를 포함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앞서 태권도 대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 선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바뀌면 좋겠다. 장애인 선수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국내 등록 장애인 250만명 가운데 90%가 중도 장애인이다. 2017년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 원인의 90% 정도가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후천적인 것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든 불시에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정훈도 두살 때 농기계에 오른손이 절단됐다. 학창 시절 비장애인들과 겨뤘던 주정훈은 손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그만뒀다. 하지만 태권도가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되자 도복을 다시 입었고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은 한명 한명이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이다.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극복한 영웅들이다. 따라서 참가에 가치를 부여하는 참된 올림픽 정신은 오늘날 프로화해가는 올림픽보다 패럴림픽에서 구현되고 있다고 하겠다. 패럴림픽 선수 중에는 하계와 동계 종목을 겸하는 경우도 있다. 진정한 아마추어 정신의 구현이라고 하겠다.

이는 또한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반면교사도 된다. 성년에 장애를 입으면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기 쉽다. 이는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온 가족이 고통을 공유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도 일어난다. 정신적인 우울증을 극복하고 난 뒤에도 재활을 위한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불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세심한 안전교육과 치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안전에는 ‘다음에’가 없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것이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점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다. 안전을 위해 모두의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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