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째는 2017년 소방청 개청
둘째는 2019년 고성산불 당시
전국 소방력이 집결했던 모습
셋째는 지난해 소방공무원 신분이
47년만에 국가직으로 바뀐 것”

국민안전 지킴이의 대명사 ‘소방’이 기후 및 사회 환경 변화에 발맞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한편 복잡·다양·대형화되고 있는 화재 등 각종 재난에 대응키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한가운데에 신열우 소방청장이 있다. 안전신문은 신열우 소방청장을 만나 국민안전 확보와 소방공무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소방청장으로 취임하신 지 이제 10개월이 지났는데요. 소회가 어떠신지요?

- 10개월이란 시간은 짧을 수도 있지만 제가 차장이나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청장을 바라보던 것과는 직책의 무게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소방 조직의 수장으로서 국민을 위해 또 동료들을 위해 조직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훨씬 더 무거웠습니다. 특히 가족과도 같은 우리 동료들이 순직했다는 비보를 들을 때에는 예전 어느 때 보다도 가슴이 더 아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들의 신뢰와 성원으로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라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해 주신 덕분에 제가 보다 수월히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소방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으나 제 남은 임기 중 순직사고 방지시스템 개선 등 중요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방청장님께서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신지요?

- 많은 기억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2017년 7월 소방청 개청입니다. 소방청이 개청되면서 비로소 소방이 명실상부한 육상재난대응총괄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전국의 소방력을 대형재난현장에 신속하게 동원하거나 조직의 역량을 소방 정책 추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등 근본적인 변화의 계기가 됐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두번째는 지난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산불 당시 전국의 소방력이 고성으로 집결했던 소방의 모습입니다. 당시 저는 소방청 차장으로 있었는데 소방청 지휘부가 전국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했을 때 보여준 우리 대원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제 기억 깊숙이 남았습니다. 전국의 소방차들이 길게 대열을 이루며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모습은 재난으로부터 보호받고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줬고 그러한 국민적 신뢰는 30년 넘게 소방관 생활을 해온 저에게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4월,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과 지방직 신분으로 이원화된 이후 47년 만에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신분만 바뀐 것이 아니라 부족한 소방인력을 안정적으로 충원할 수 있게 됐고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연대의식과 자부심이 높아지고 국가 단위의 재난 대응체계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재난사고 현장에 기꺼이 뛰어드는 소방관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PTSD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 소방공무원은 각종 재난·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하는 직무 특성상 위험하고 충격적인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은 상시 신체적·정신적 위험요인에 노출되므로 일반 근로자에 비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소방청에서는 스트레스 예방과 관리를 위해 다양한 보건안전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리 전문가가 직접 소방관서에 방문해 전문상담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상담실을 비롯해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운영, 마음건강 상담·검사·진료비 지원, 심신 안정실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보건안전관리시스템을 운영, 개개인의 소방활동기록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공무상 질병을 판정함에 있어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개인별 맞춤 보건안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 소방관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국립소방병원 건립인데요.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지난 1월 국립소방병원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인 ̒국립소방병원법’이 제정·공포됐고 지난 7월 13일 법률 시행에 맞춰 시행령도 공포·시행돼 건립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립소방병원은 2024년말 개원을 목표로 4개 화상·근골격계재활·정신건강·건강증진센터와 소방의학연구소의 19개 진료과 및 총 302병상을 갖추게 되며 소방전문으로 특화된 종합병원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립소방병원이 개원하면 소방공무원의 임용부터 퇴직까지의 건강이력 등을 종합 관리하게 되고 화상 등의 치료부터 재활, 심신안정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공상 소방공무원 등의 빠른 회복과 일상 업무 복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도입해 각종 현장에서 얻은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소방공무원 가족, 경찰공무원에게까지 공공의료 및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 종합병원으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소방시설공사업법이 개정돼 소방시설공사를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해서 발주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소방시설 분리발주를 완전하게 정착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기존에는 건축주가 소방시설공사를 건설공사에 묶어 종합건설업체에 발주하고 소방공사업체는 입찰의 기회도 없이 저가로 하청을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실 공사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제는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 고품질 시공을 가능케 함으로써 화재안전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방시설 품질시공 위반 신고센터를 연중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지도·단속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제도가 완전하게 정착될 때까지 언론, SNS 등을 통해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와 함께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방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소방은 언제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고 이를 실현키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화재 등 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저감키 위해 독거노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계속 확대 보급하겠습니다. 재난 발생시에는 선제적으로 대응단계를 상향 발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골든타임 내 우세한 소방력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소방공무원 안전사고를 방지키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대원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전담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사고를 당한 대원을 즉시 구조할 수 있도록 구조대원으로 구성된 현장안전관리팀 운영도 확대토록 하겠습니다. 사전에 현장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측정장비도 보강할 계획입니다.

또 이달에는 소방청 장비기술국을 신설하고 소방정책국과 119구조구급국을 화재예방국과 119대응국으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소방청이 더 힘차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공무원 본연의 업무를 안전하고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소방청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