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도쿄 올림픽은 안전 측면에서는 최악의 올림픽이었다. 우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강행된 올림픽이었다는 점이다.

1년간 연기했지만 일본인들의 개최 반대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강행했다.

무관중이라는 올림픽 사상 초유의 비정상에, 선수는 경기 직전에 입국해 경기가 끝나면 바로 출국해야 하는 것 역시 초유의 비정상적 조건이었다.

올림픽 기간에도 일본의 확진자수는 연일 1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선수촌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보낸 17일간이었다.

다음으로는 일본의 혹서기에 올림픽을 열었다는 점이다. 체감 온도 40도에 육박하는 도쿄에서 선수들은 더위와의 싸움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열사병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선수들이 연신 땀을 닦으며 경기하는 것을 TV 중계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이의 절정은 대회 마지막날의 마라톤이었다. 도쿄의 무더위를 피해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그것도 아침 7시에 선수들을 출발시켰으나 이 역시 섭씨 27도의 기온과 77%의 습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각 국가들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 가운데 32명이 기권했으며 전날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도 17명이 레이스 도중 포기했다. 여기에다 마라톤을 구경하겠다고 나온 삿포로 시민들로 코로나19 거리두기는 삽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인류의 공영과 세계 평화를 위해 창안된 근대 올림픽이 이렇게 안전이 무너진 대회가 된 가장 큰 원인은 돈이다. 예산의 75%를 올림픽 때의 TV 중계권료에 의지하고 있는 IOC와 대회 준비에 이미 엄청난 돈을 쓴 주최국 일본의 무리한 강행이 빚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역병의 대유행기에 전 세계 선수와 임원들을 불러들여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앞으로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또 하계 올림픽의 개최 시기도 재고돼야 한다. 혹서기를 피해 5, 6월이나 9, 10월에 개최하는 방안을 IOC는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더 이상 선수들을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이번 도쿄 올림픽은 보여줬다.

여기에 오는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도쿄 패럴림픽이 열린다. 변이가 계속 발생하는 등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또 열리는 대규모 체육 행사라 선수를 비롯한 참여자들의 안전에 더욱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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