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

듀폰(Dupont)사는 1802년 미국에서 옐테일이 창립한 화학제품 전문회사로 현재는 섬유·건설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는 직원 5만여명의 다국적 기업이다. 듀폰은 1811년부터 안전규칙을 제정하고 ‘안전사고 Zero에 도전한다’는 사명을 걸고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경영의 최고 핵심가치로 천명한 후 안전사고 제로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첫째 ‘직원의 안전수준을 전문 안전강사 수준으로 높여라’는 구호 아래 최고 경영층부터 정규직원은 물론 비정규직, 심지어 단순 아르바이트생까지 안전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에게 안전은 모든 직원들이 다 하는 것이고 안전부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는 곳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때 모든 직원들에게 각각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해 작업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나의 할 일을 잘 알고 실천으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

둘째 직원 채용시, 또는 보수교육시 수시로 안전에 대한 서약을 받고 있다.

서약 내용은 ‘나는 어떠한 불안전한 행위를 하지 않겠습니다. 동료의 불안전한 행위 발견시 즉시 시정토록 알려주겠습니다. 만일 내가 지적을 받았을 경우 감사하는 마음으로 즉시 시정하겠습니다’라는 문서를 읽고 반드시 지키겠다는 개인 서명을 하도록 한다.

이때 안전교육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스톱(STOP)인데 이는 Safety Training Observation Program의 약자로 안전교육 관찰 프로그램을 지칭한다.

이 STOP을 통해 안전에 관한 직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안전 관찰 및 의사소통을 증진시켜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셋째 모든 직원이 안전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라이프 세이빙 룰(Life Saving Rules)을 만든 후 이를 위반하거나 자신의 안전상 부주의로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경우 ‘나는 과중한 징계처분, 심지어 해고까지도 감수하겠다’는 것에 동의토록 하고 있다.

넷째 회사 및 직원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매우 체계적인 리스크(Risk) 지도를 만들어 놓고 위기 발생시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듀폰은 회사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적 안전사고와 자연재해 리스크를 유형화시킨 후 다시 그 밑에 수십개의 하위 리스크를 세부 나열한 후 각각의 하위 리스크별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각각의 리스크별로 위기상황 정의, 위기대응팀 구성, 담당자별 명확한 행동수칙, 비상연락체계 등을 촘촘히 작성해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부득이한 위기 발생시 정해진 명령체계와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신속히 대응,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섯째 모든 직원들이 일상 삶 속에서 안전을 생활화하는 작은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 실천사례를 보면 듀폰의 경우 사무실에는 넘어질 수 있는 문턱이 없고 유리는 안전유리용 접합 필름이 들어 있으며 개인별 비상상황 발생시 나의 대피로가 어디인지 사전 확인토록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필통에 필기구를 꽂을 때 펜촉에 찔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펜촉은 아래로 향하도록 할 것 등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듀폰은 ‘모든 사고는 사전에 예방될 수 있다’는 최고 경영층의 강한 확신이 5만여명의 모든 직원들에게 그대로 전수돼 현장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삼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아울러 작업장 내 안전문화를 정착키 위해 듀폰이 지향하는 안전의 기본 원리는 ▲안전보건은 관리자의 책임이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직원의 최소 고용 조건이다 ▲직원이 안전하게 일하는데 필요한 교육을 가장 먼저 실시한다 ▲안전에 대한 결함 요소는 즉시 시정한다 ▲근무시간 외 안전도 근무시간처럼 철저히 지킨다 ▲상기 사항들이 제대로 작동되는 수시로 감사를 실시한다. 

현재 우리 정부도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 사망자를 5년 내 50% 감소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각종 산재사망 감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데 바로 듀폰사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근로자들에게 ‘설마 사고가’라는 안일한 의식에서 벗어나 ‘만에 하나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줘 평상시 안전을 생활화하도록 하는 것이 특단의 안전대책이다.

이는 사고 위험은 ‘설마’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보이지 않고 ‘만에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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