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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20.01.07 11:30 | 수정 2020.01.07 11:30
[기고-신인재]공장의 화재예방은 특별해야 한다신인재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장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우리는 화재의 위험으로 안전한 일터, 가정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때다

지난해 10월 인천남동공단의 한 자동자부품 공장에 큰 불이나 공장이 전소됐다.

9월에는 울산 염포항에 정박 중이던 화학물질 운송선에서 화학제품 이송작업 중 화재·폭발사고로 17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마터면 모두 대형재해가 될 뻔한 사고들이었다.

또 지난해 8월 인천 남동공단에서 발생한 공장화재사고로 9명의 고귀한 생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렇듯 화재사고는 고귀한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다. 더욱 힘든 것은 화재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생명을 건졌다 해도 치료와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을 겪게 된다.

왜 이렇게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는가?

2017년 제천 화재사고 이후 정부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화재예방을 위한 점검과 관리에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사고에서도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ich Beck)을 비롯한 학자들이 현대사회를 ‘위험사회(risk society)’라고 명명했다. 이는 현대 과학기술이 공장(사업장)이나 사회시스템의 대규모·밀집화에는 성공했으나 그로 인해 복잡화의 특성으로 인한 위험을 공동으로 안게 됐다고 한다.

많은 학자들이 우리나라를 특별한 고도 위험사회의 범주에 넣고 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공사기술의 발전으로 대규모화·집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지키고 관리하는 기술적·사회적 성숙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일대 찰스 페로우(Charles Perrow) 교수는 이러한 위험사회의 특성으로 인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Normal Accident)이라고 진단했다.

현대 위험사회의 사업장에서 안전을 지키는데 있어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가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 화재예방에 있어서도 전환적 접근법이 요구된다.

우선 공장은 특별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업장은 화재나 폭발의 위험요인이 많다.

현대 위험사회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에 추가적인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현재의 건축법, 소방관련법의 화재예방시설기준은 상당부분이 종전의 건축방법을 기준으로 설정한 안전기준이다.

이제는 공장의 특성이 변했다. 과거 구로공단을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넓은 공장 부지에 단층 또는 2층으로 된 건물에 길게 늘어선 전자제품 조립라인 또는 봉제공장 라인을….

하지만 일련의 화재사고에서도 보듯 아파트형공장, 클린룸형 공장 등 이제는 공장의 형태가 바뀌었다. 이름만으로는 예전의 공장보다 좋아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 특히 안전보건상 많은 취약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공장의 특징은 조밀한 공간, 높이도 낮은 건물에 칸막이를 써서 구획을 하고 화학물질 등의 설비가 설치되고 노동자들이 작업을 한다. 종전의 공장과 비교하면 추가 위험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 현행 법령에 따른 스프링클러 등에 추가해 별도의 소화설비를 직접 화학물질 취급시설에 비치, 자동으로 작동돼야 한다.

왜냐하면 공장 특성상 화염의 전파속도, 유독가스발생 가능성, 작업자의 대피 가능성에 있어서 일반 건물보다 취약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율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그 이유는 주된 피해자가 노동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안전에 대한 교육훈련의 개선이다.

화재예방 교육훈련은 각 사업장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못하고 일률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공장별 특성에 맞는 안전교육훈련, 화재예방과 대처에 대한 교육훈련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공장 내 시설물 배치, 유해물질 취급장소, 작업공간 등이 공장마다 제각각 다르다. 이제는 화재예방 교육훈련도 공장별로 맞춤형으로 실시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사업주는 단순히 법규를 이행했다고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단순한 법규이행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사고는 항상 괜찮을 것이라고 안주하는 곳에서 발생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도 잠재적 위험요인을 찾기 위한 위험성평가를 사업주의 의무로 부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도 공장의 특성에 맞은 안전보건대책 및 화재예방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의 유해·위험 특성을 면밀히 살피는 조사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작업환경실태조사에 공장의 유해·위험 특징을 조사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는 사용하고 있는 기계, 설비, 사용물질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공장의 특성이나 구조와 관련된 조사항목은 없다.

위험사회에서 안전한 사회를 유지하려면 기존의 관리상태 그대로 있으면 안된다. 산업현장이 바뀌는 현상을 끊임없이 찾아보고 해결해야 한다.

좁고 밀폐된 공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는 특히 존중받아야 할 국민이다. 공장의 화재예방도 특별해야 하는 이유다.

세일전자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마지막 통화에서 “불속에 갇혔어, 나갈 수가 없어. 엄마 나 살려줘”라고 한 고인의 절규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일을 더 이상 우리가 미루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는 절규다.

안전보건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부디 이번 겨울에는 단 한명의 노동자도 화재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간절히 기원한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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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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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둘이 2020-07-02 12:37:39

    작업환경 유해위험 요소를 파악하는데 건물의 구조에 대한 사항이 없다는걸 처음 알았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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