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동 대전충청산업안전본부장

안전이라는 것은 생활 속에서 위험을 최소화해 사고 발생 염려를 없애는 것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고와 재해가 줄어 든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재해 발생시 동종재해 재발 방지에 관심을 기울여 왔는데 사고를 통해 재해가 발생하므로 사고를 줄여야 재해가 줄어 든다.

무재해가 아닌 무사고를 정착하려면 우선 ‘괜찮을 거야’ 하는 낙관주의를 버리고 방어적 기재로 일이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상해야 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습관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또 결재란 최종 결재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따라서 재해를 줄이려면 위험이 닥칠 경우 내가 하려 하지 말고 관리자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줘요” 하고 크게 소리치는 것이 바로 안전결재를 받는 것이요 내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연초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안전분야 중대재해자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라’고 역설했는데 그 대책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 안전의식을 바꾼다면 2020년까지라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안전교육은 재미있게 하고 둘째 재해는 막으려 하지 말고 사고를 줄이며 셋째는 안전결재를 받자는 것이다.

안전교육은 재미있게

대부분 사람들은 안전교육은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안전교육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비가 올 때 항아리에 빗물을 받으려면 항아리 뚜껑을 활짝 열어 놓아야 빗물을 받을 수 있지만 항아리 뚜껑을 닫아 두면 한방울도 받을 수 없듯 교육생들의 머리 뚜껑을 활짝 열어 재미있게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안전교육 7원칙으로는 ▲상대방의 입장으로 ▲동기 부여 중요하게 ▲쉬운 것에서부터 어려운 순서로 ▲한번에 한가지만 ▲반복한다 ▲기능적으로 이해시킨다 ▲눈, 코, 귀, 입, 피부 등 오감이 활동하게 하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사업장에서 꼭 해야 할 행동으로는 미소, 인사, 대화, 칭찬은 많이 하고 비난, 비평, 불평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 중 다툼이 생길 때는 상대가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또 누군가 해야 된다면 내가 하자. 어차피 해야 한다면 상사의 지시를 받고 하는 것보다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내가 인정받는 일이요 미래가 보장되는 일이다.

이외에도 언젠가 해야 된다면 지금 해야 한다. 정리정돈이라든가 기본생활에 있어 눈에 띄거나 생각나면 미루지 말고 지금 하면 원활하지만 다음에 하려고 미룬다면 반드시 사고 발생 후 후회만 생기게 된다.

재해를 막으려 하지 말고 사고를 줄이자

‘사고’와 ‘재해’를 구분하자면 우선 ‘사고’는 정상을 벗어 나는 것으로 우리들은 보통 사고가 나도 피해가 없으면 ‘사고 날뻔 했다’고 말한다.

또 ‘재해’는 물건이 상하거나 사람이 상해를 입었을 때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는 재해가 났어도 ‘사고났다’고 말한다.

안전교육을 통해 사고와 재해의 구분을 명확하게 알려 주고 재해를 막으려 하지 말고 사고를 줄여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사고 발생 원인으로 ‘인간의 불안전한 행동’ 88%와 ‘불안전한 상태’가 10%, 나머지 2%가 ‘천재지변’이라 알고 있다. 재해의 원인은 인간의 불안전한 행동, 상태, 조건, 환경에서 발생한다.

또 휴먼에러의 요인으로는 ▲태만, 게으름, 귀찮음(생략행위) ▲미숙련, 경험 부족(신입사원) ▲자만심(고기능자, 장기근속자) ▲무관심(안전불감증) ▲착각, 착시 등이 있다.

최종 승인자가 결재 책임

‘결재’란 기안→검토→승인하는 것으로 최종 승인자가 결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게 된다. 산업현장에서의 사고 발생 과정을 살펴보면 작업자가 작업 중 위험을 발견했을 때 관리자 또는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줘, 위험해, 문제 발생, 어떻게 할까’라고 소리친다면 재해를 막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안전결재다.

그러면 우리는 왜 안전결재를 받지 않을까?

첫번째로는 위험이 닥치면 패닉현상이 온다. 우리말로 뇌 백화현상 또는 바보현상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우리들은 바보가 돼 판단능력을 잃어 버리고 쉽게 해결하려 위험 속으로 빠져 들어 재해를 당하게 된다.

두번째로는 위험을 발견했을 때 전원을 차단하고 기계를 정지한 다음 관리자에게 보고해 다음 지시를 받아 안전작업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위급상황에서 임의로 전원 차단을 할 수 없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만약 임의로 전원을 차단했을 경우 제품 불량과 기계 고장으로 인한 손해를 추궁받게 되므로 전원 차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기업문화가 변해야 된다. 제품 불량과 설비고장 보다는 인간존중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므로 안전결재를 받으면 위험과 재해를 줄일 수 있으며 책임은 나누게 되는 것이다.

2016년도에 청주지역 사망재해는 전년에 비해 7명이나 늘어났으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재해 줄이기 운동 일환으로 2017년초 고용노동부로부터 중대재해 예방대책방안 마련 부탁을 받았고 1개월여의 연구 끝에 ‘결재란 무엇인가’에 착안해 안전결재를 산업현장에 도입·검토하게 됐다.

근로자들이 위험에 닥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줘요’ 또는 관리자에게 ‘위험’을 알리면 될텐데 본인들이 얼른 쉽게 해결하려고 덤벼 들어 재해를 당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그러면 왜 쉽게 덤벼 들까? 사람들은 급박한 일이 순간적으로 내 앞에 나타나면 패닉현상(바보현상)으로 IQ가 150이라도 순간적으로 IQ가 30 이하로 떨어져 내 생각과 의지와 관계없이 뇌에서 시키는 대로 ‘빨리해’라는 지령을 받아 실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게차 운전을 하다 후진 중 실수로 뒷바퀴가 노면을 이탈해 지게차가 넘어지는 순간에는 누구라도 뇌에서 시키는대로 ‘빨리 뛰어’라는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패닉현상이다. 바보같은 행동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183조에 지게차 운행 시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명시해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무사고 사업장을 이루려면 위험 발견시 내가 하려 덤비지 말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안전결재를 받아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믿고 실천하면 무사고 사업장을 이룰 것이요 믿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사고가 계속될 것이다.

김규동 kkd134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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