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가 부실시공 건물이라면 얼마나 속이 쓰릴 것인가. 그런데 알고 보니 요즘도 부실시공 현장이 도처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제때 입주를 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부실시공 때문이라고 한다.

국회 민경욱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이 발표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전국에서 부실시공으로 적발된 사업장이 총 37곳으로, 세대주 단위로 따진다면 3만5000여 세대에 달한다. 이 자료를 세밀하게 살펴보면 부실공사가 줄기는 커녕 해가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이래서는 안되는 일인데 현실이 그러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2016년에는 8곳 정도였던 부실시공 사업장이 지난해에는 19건으로 대폭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10건이 적발되고 있으니 문제가 크다 할 것이다.

우리가 아파트 부실공사를 걱정하는 것은 안전 때문이다. 하자가 있는 부분은 고쳐 가면서 산다해도 이것이 생명을 위협할라치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부실공사 건설사들 중에는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들이 고루 포진돼 있으니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중 부영주택의 경우는 12개 사업장에서 부실시공이 드러났다. 국토부가 특별점검을 실시해 벌점을 부과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으나 결과는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솜방망이 처분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재가 벌점 부과(66.7%)와 시정명령(20.7%)으로 경징계에 그치고 있다. 공사중지나 영업정지, 형사고발 등 중징계라 할만한 것은 불과 4% 남짓하다.

우리는 지난 8월 발생한 이탈리아 제노바의 고가교량 붕괴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한꺼번에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참사는 원천적 부실공사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4톤의 강철을 적재한 트럭이 교량 붕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지만 어찌됐건 다리 자체가 부실시공이었던 만큼 언제 무너져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이토록 부실시공은 무섭다. 언제 큰일이 날지 모르니 처음부터 생겨나지 않아야 할 것이 부실공사다. 문제의 건설사들은 국민의 불만을 애써 외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민 불안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해당 건설사들은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단행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며 국토교통부는 철저한 관리감독과 처벌 강화로 반복되는 부실시공을 원천봉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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