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수송·재난대비시설·제도 등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 시급

‘이러다 큰 일 난다’고 누누이 경종을 울려도 들은 척도 않다가 큰일을 내고 만다. 이번 경남 창원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도 이런 종류의 참사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인데도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다 엄청난 참사를 불렀다.

사고를 낸 이 5t 화물 트럭은 위험천만의 기름통을 무려 196개나 싣고 달렸다. 과적에다 위험물에 대한 고정조치도 하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정황이다. 이러다 결국 재앙을 부르고 만 것 아닌가.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화주 측과 운전기사는 뚜껑이 없는 적재함에 드럼통을 싣고도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화물을 고정하기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단한 안전불감증이다.

사고 트럭은 위험물 수송 차량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이었다. 숨진 사고운전사도 최근 2년간 10번, 운수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진 200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46번의 사고를 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차량 명의를 등록해둔 회사 측으로부터 잦은 사고를 이유로 일을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권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지점의 도로상황도 나빴다. 이런 정황이고 보면 사고가 안날 수 없는 최악의 상태로 결국 올 것이 오고만 것 아닌가. 우리 주면엔 이런 안전사각지대가 또 있을 것이다. 일일이 찾아내 시정해야 마땅하다.

누가 뭐래도 대형화물차 등의 다발사고는 희소사고로 격감시켜야 한다. 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힘들기는 해도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확고히 하고 관련분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면 사고를 줄일 수도, 막을 수도 있다. 이런 노력으로 무사고를 일궈내는 운수업체들도 많지 않은가. 왜 막을 수 있는 안전사고를 못 막는단 말인가.

이럴 때 으레 인용되는 것이 ‘외양간론’이다. 흔히 재난대비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것에 비견하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 우리가 재난으로 잃는 것은 소가 아니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의 생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재난대비시설·제도 등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지금당장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모든 관련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안전대책을 숙의하라.

이번 사고가 그나마 터널밖에서 일어나 최악의 참사는 피했다. 터널안에서 이런 폭발사고가 일어났다면 그야말로 불감당의 대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터널의 안전점검 방법이 완벽한 것인지, 어는 한 곳 빈곳은 없는지 다시 살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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