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전해야 회사도 안전… 대규모 사업장 무재해 대기록

바다와 산이 만나 절경을 이루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 깊숙이 들어오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압도당하게 하는 거대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국중부발전(주) 보령발전본부(본부장 이덕섭)가 그곳이다. 국내 최초의 국산화 표준 석탄화력발전소인 보령발전본부는 국내 전체 전력설비의 5%를 차지하는 대규모 발전단지로 유연탄 화력, LNG복합화력, 태양광, 소수력, 연료전지의 설비를 운영 중이며 우드펠릿과 유기성 고형연료를 화력발전소에서 혼소하는 설비와 습식아민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 등 다양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1979년 착공해 1984년 준공된 보령 1~2호기는 2010년 성능개선공사를 통해 발전소 수명을 15년 가량 연장했고 3~6호기는 국책연구과제 실증사업으로 성능개선공사를 통해 초고효율 석탄화력으로 재탄생해 수명이 15~20년 가량 연장됐다. 특히 국내 최초의 표준 석탄화력으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기술의 효시가 된 3호기는 지난해 9월 6000일 장기무고장운전이라는 세계 유례없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860여명이 일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장에서 보기 힘든 장기 기록인 무재해 10배 대기록을 이어갈 수 있던 원동력은 전체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안전을 먼저 관리해야 한다는 이덕섭 보령발전본부장의 방침과 전 직원의 적극적인 동참이었다. 무재해 11배를 향해 힘차게 달려 가고 있는 그들만의 안전보건 노하우를 살펴본다.

 

내가 먼저 안전하자
보령발전본부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안전방침은 개인의 안전 목표 설정과 관리다.
이덕섭 한국중부발전(주) 보령발전본부 본부장은 개인의 안전이 부서의 안전이 되고 나아가 발전소, 본부, 회사의 안전 근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개개인은 스스로의 업무특성을 고려해 실행할 수 있는 안전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 지켜 나간다.
개인이 직접 정하는 목표이기 때문에 안전점검 등의 활동에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
이는 안전의 생활화로 이어지고 덕분에 직원들은 확고한 안전의식을 지니게 됐다.


모두가 한마음 실천
보령발전본부는 기본을 철저히 강조한다.
재해는 항상 기본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이덕섭 본부장은 ‘이 정도면 됐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꼼꼼한 안전관리를 원한다.
보령발전본부는 공사 전 안전계획서의 충실한 작성, 작업상황에 맞는 안전작업허가서 작성, 작업 전 안전점검 및 위험성 평가, 안전교육 등 안전작업의 기본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현장안전 제고 시스템 정착
보령발전본부의 안전을 총괄하는 안전품질실의 한광수 실장은 법령에 기반한 기술적 안전확인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언제나 현장안전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현장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보령발전본부는 감독자 안전순찰, 정기안전점검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정부부처, 소방서, 경찰서 등 유관기관들과 현장에서 안전캠페인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광수 실장은 앞으로 안전작업허가서 승인을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정착시키고 싶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통합방재센터에서 전 사업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신고 유무와 상관없이 각종 불안전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직원들의 안전모에 무전·위치추적·바이오리듬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장치를 달아 사고 발생시 대처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


생명을 담는 그릇 ‘안전’
보령발전본부는 다른 사업장과 비교해 특별하거나 독특한 무재해운동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발전 산업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무재해를 장기간 이어오고 있다.
이는 보령발전본부의 안전과 무재해운동을 관통하는 이덕섭 본부장의 안전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여겨진다.

이 본부장은 안전을 ‘생명을 담는 그릇’으로 비유하며 대충 빚은 그릇이나 깨진 그릇에 생명을 담게 되면 언젠간 새어 나가게 돼 있다고 한다.
그는 안전작업의 기본을 준수하는 것이 직원들을 위한 완벽한 그릇을 빚는 일과 같다고 비유했다.
보령발전본부는 석탄화력발전소인만큼 다수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정안전관리 양호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 유해위험기구들을 대상으로 법정 안전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언제·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들에 대처하기 위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및 심장충격기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터뷰

이덕섭 한국중부발전(주) 보령발전본부장

‘안전은 생명을 담는 그릇’
 기본안전 실천 생활화로
 나와 동료의 생명 지켜주는
 안전한 그릇 만들기 동참해야

▲장기간 사업장을 무재해로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리 보령발전본부는 2007년 12월 13일 이후 지난 3월 20일 무재해 10배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이룩하게 됐습니다.
국내 최대 발전 산업단지로 연중 시행되는 발전소 경상정비 및 계획예방정비 등 수많은 작업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불철주야 산업안전에 만전을 기한 결과이며 ‘내가 안전해야 동료도 안전하고 작업자도 안전하고 기업도 안전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확고한 안전의식과 안전의 생활화로 이뤄낸 국내 대규모 석탄 화력에서는 보기 드문 장기 무재해 사업장입니다.

▲현장에서 강조하고 있는 안전방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첫째는 개인별 안전 목표의 설정과 관리입니다.
우리 회사는 공정안전제도, 안전절차서, 재난안전매뉴얼, 안전지적서 발행 등 다양한 안전관리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의 시작은 개인별 안전 목표의 설정과 추진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업무특성을 고려한 안전 목표를 설정해 안전위해개소의 발굴과 개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인별 안전 목표는 더 나아가 부서, 발전소, 본부, 우리 회사 안전 목표의 근간이 됩니다.
둘째는 안전작업의 기본준수입니다.
공사 전 안전계획서의 충실한 작성과 작업상황에 맞는 안전작업허가서의 작성, 작업 전 안전점검과 위험성 평가, 안전교육 등의 안전작업 기본준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수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합니다. 재해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예방하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여러 재해 원인이 있겠지만 안전작업의 기본을 준수하지 않고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관리는 ‘이 정도면 됐지’에서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안전에 대한 개념전환이 필요합니다.
기본·원칙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표님의 안전철학과 함께 근로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안전이 생명을 담는 그릇이라 생각합니다.
나와 동료의 생명을 대충 빚은 그릇이나 깨진 그릇에 담을 수 없듯이 안전작업의 기본 준수는 부가적인 업무가 아니라 나와 동료를 위한 사랑과 배려의 완벽하고 안전한 그릇이라 생각하시고 안전제일의 원칙 아래 각종 절차와 규정을 준수하고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중부발전(주) 보령발전본부의 안전달인
한광수 안전품질실 실장

“현장서 안전작업허가서 바로 승인하는 시스템 개발 등
 안전 유비쿼터스망 구축으로 현장안전문화 정착시킬 터”

▲안전달인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합니다.
―먼저 무재해 10배수 달성에 힘써 주신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은 안전품질실뿐 아니라 현장에 있는 직원 및 협력기업들 모두가 근로자 안전강화활동에 잘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평소 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쳐왔으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보령발전본부는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해 관리감독자들의 안전순찰 강화 및 특정시기 특별 안전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유관기관(노동부,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등)과 연계되는 안전캠페인으로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안전문화 정착 및 현장 안전강화를 위해 사무실에서 행해지는(서류로 하는) 안전업무가 아닌 현장에서 바로 착수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간단한 예로 안전작업허가서 승인을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 같은 것들입니다.

▲안전분야에서 이것만은 꼭 추진해 보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면.
―꼭 추진하고 싶은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현장에서 바로 하는 안전 유비쿼터스망 구축입니다.
통합 방재센터에서 보령발전본부 현장을 한눈에 알 수 있고 사고 발생시 신고 유무와 상관없이 상황을 파악해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안전모에 무전 및 위치 추적, 착용자의 바이오리듬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내장시킨다면 사고 발생시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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