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한류 열풍은 이제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1997년 국내 한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된 이후 ‘겨울연가’, ‘대장금’을 비롯해 최근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같은 드라마와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음악까지 이제 한류는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중동, 미국, 유럽, 중남미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한류현상은 드라마, 음악 등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비단 문화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관광, 의류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발돋음한 경험은 인류사회의 빈곤퇴치와 경제개발의 중요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특히 2009년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의 24번째 국가로 가입하면서 국제사회 또한 한국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개발을 함에 있어 재난위험저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분야에서도 긴급구호, 식량지원 이외에 재난예방분야 사업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이는 지원을 받는 나라가 자체 재난위험저감 역량을 향상시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실제적인 원조효과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재난안전기술 이전사업은 자연재해로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많은 자연재난을 겪으면서 획득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한국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재난안전 분야의 국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한·ASEAN 특별정상회담에서 한국의 ODA 중점협력사업에 방재분야를 추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안전처는 ‘재난안전 신기술 해외보급’ 사업을 통해 국내 재난안전기술을 해외에 이전함으로써 재난안전분야 한류 확대를 시작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의 ODA사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필리핀 민다나오섬 카가얀데오로시에 홍수 예·경보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2016년부터는 베트남과 라오스로 지원을 확대해 예·경보시스템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앞으로 ODA사업을 확대해 보다 많은 개발도상국에 국내 재난안전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19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권을 휩쓸었던 항류(港流)의 쇠퇴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과 다양한 시각으로 세계시장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이는 비단 재난안전분야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에 있어서도 다양한 기술 개발과 지원을 받는 나라의 현실에 맞는 기술 적용과 기술 뿐만이 아닌 정책소통 같은 다원화된 전략을 통해 한류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을 받는 나라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수요지향형 ODA사업 수행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실질적으로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다 세밀하고 현지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사업수행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선행될 때 지원을 받는 나라의 발전과 더불어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의 ODA사업 참여가 담보되어 진다.

동시에 우수 청년인력의 해외진출, 은퇴한 전문인력의 경험활용 등 지원을 받는 나라와 우리나라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재난안전분야 기술과 정책의 이전을 통해 또 하나의 한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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