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수많은 팬들이 한곳에 몰려드는 야구장의 안전사각이 드러났다. 프로야구 경기장의 안전은 그야말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관중들과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지난 8월 7일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7회 NC 선두 타자 도태훈이 상대투수 권혁의 시속 144km 짜리 패스트 볼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보호 헬멧을 쓰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 공이 타자의 머리를 그대로 강타했다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과거엔 이같은 빈볼사고가 선수들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실제로 우리 야구장에서도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구급차가 야구장까지 들어오고 부상자가 구급차에 탑승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5분 정도였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항시 구급차가 대기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날의 경우는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데서부터 환자를 태울 때까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의료진의 모습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구급차의 문을 여는데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안전에 대한 대비는 물론 이에 대한 생각조차 해보지 않는 듯하다.

경기장은 위험투성이다. 선수는 물론 관중들도 사고를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야구장에서 관중들에게 안전을 일러주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게 제정신인가.

관중이 다치면 적당히 치료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법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우리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자고 다짐을 하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같은 대형사고가 뭍이라고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대피로와 비상구를 알리는데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짜릿한 승부의 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안전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기에 이런 다중의 모임장소에선 항시 안전을 일깨워야 한다.

더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낡은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구단이나 KBO측에서는 아직도 선예방 보다 후보상이 더 간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는 그런 것이 안통한다.

일 터지기 전에 외양간부터 보수해야 마땅하다.

팬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 구장들은 안전과 관련한 대대적인 점검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기절정의 프로야구가 좀더 확실한 안전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출 때다.

프로야구가 펼쳐지는 대형 경기장만큼 사람들의 안전의식을 일깨우기에 좋은 곳도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야 말로 우리 안전문화 정착의 일등공신이 될 법하다. 그럼에도 팬들의 사랑만 믿고 오만을 떨다가는 큰 것을 잃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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