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전직원 안전생활화로 무재해 17배 일궈

안전시설 개선·철저한 안전챙기기 등
다양한 안전문화 정착 프로그램 가동
안전관리자 한사람만의 관점이 아니라
크로스체크 통해 안전사각지대 최소화
모두가 참여하는 안전관리활동 통해
스스로의 안전의식 높이는 기회 제공

경남 산청군의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양수발전소는 천연자원인 하천수만을 이용해 발전하는 친환경 발전소다.

과거 양수발전소라면 낯선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전력 소비가 적은 시간대에 생산되는 여유 전력을 이용해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지로 올려 저장하고 필요할 때 수력발전에 이용하는 발전소임을 알고 있다.

이러한 양수발전소는 기동정지시간이 짧고 부하변동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용량 발전소의 고장 등 비상상황 발생시 맹활약하게 된다.

비상상황을 대비하다보니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의 직원들은 항상 긴장감을 갖고 일한다.

그 긴장감은 곧 현장의 안전관리로 이어져 산청양수발전소가 착공된 해인 1994년부터 최근까지 현장에서 단 한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20년 넘도록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

 

협력사도 삼진아웃제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는 올초 무재해 17배를 달성했다.

7200일 넘게 사업장을 안전하게 운영해 온 놀라운 결과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가 안전시설 개선, 안전점검 및 훈련의 철저한 이행,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전 직원의 노력을 기초로 산업재해 없는 사업장을 만들자는 뚜렷한 안전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했기에 가능했다.

그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삼진아웃제도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에서는 직원은 물론 협력사 직원까지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이 제도가 적용된다.

안전과 관련된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원들의 경우 1회 지적시 주의, 2회 지적시 경고, 3회 지적시 징계를 내린다.

또 협력사 직원들에게는 1회 지적시 1일 출입금지, 2회 지적시 3일 출입금지, 3회 지적시 해당공사현장 출입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동시에 협력사에는 시정조치, 경고조치, 당해공사 중지 조치가 시행된다.

어쩌면 가혹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안전 삼진아웃제도는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의 운영방침, 곧 안전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보는 눈 많으면 위험 감소한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는 현장 안전순시제도를 운영 중이다.

근로자 및 시설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안전 설비 또는 불안전 행동을 사전에 파악해 제거하는 노력이다.

안전순시는 안전관리자만의 몫이 아니다.

현장소장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월 1회 이상, 안전순찰반은 월 2회 이상, 안전관리자 및 안전관리원은 주 1회 이상, 안전담당자는 주 1회 이상 사업장 곳곳을 돌아본다.

혹자는 “무슨 현장 순찰이 이렇게 많은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사람의 눈, 개인의 관점에서 보는 현장의 안전은 자칫 나태해지거나 익숙해져 파악하지 못하는 불안전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크로스 체크를 통해 현장을 둘러봄으로써 안전사각 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의 현장 안전순시제도 운영의 이유다.

더불어 가능한 많은 구성원들이 안전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

 

안전점검의 질을 높여라

현장 안전순시제도가 양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안전 활동이라면 안전점검 내용의 매뉴얼화는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안전활동이다.

한번의 점검을 시행하더라도 정확한 절차에 맞춰 빈틈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의 안전원칙이며 이를 위해 점검 매뉴얼에 따라 진행된다.

이 매뉴얼은 해빙기, 우기, 동절기, 명절 및 연휴, 안전점검의 날 등 점검시기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계절에 맞춰 또는 위험요인에 맞춰 중점 대응하는 것이 안전점검 질 관리의 중요 포인트다.

 

건강한 작업환경 만들기 앞장

비상상황을 대비하는 발전소 특성상 근로자들이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업무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고 근무공간이 소음 또는 유해요인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작업환경을 측정, 개선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실제 진주고려병원 산업의학연구소에 의뢰해 지하발전소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소음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 건강한 작업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

김기홍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장

“생활 속에 스며든 안전문화가
22년간 무재해 이어온 원동력
직장의 안전은 가정에서부터 비롯
회식 줄여 가족과의 시간 최대한 배려”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를 이끌고 있는 김기홍 소장은 제도만으로는 무재해를 달성할 수 없으며 근로자들이 스스로 안전을 생활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이 생각하고 있는 현장의 안전과 그의 안전철학을 들어봤다.

▲산청양수발전소가 무재해 기록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발전소 건설이 시작된 1994년에 무재해운동을 시작한 뒤 올해 17배수를 달성하기까지 22년간 단 한차례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직원 및 협력업체 모두의 자랑이며 노력의 결실입니다. 저는 사업소장 부임 후 안전문화 정착에 혼신의 힘을 다해 왔습니다. 안전문화란 안전확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식의 하나로서 안전에 관해 회사 및 직원들이 공유하는 태도나 신념, 인식, 가치관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업무가 아닌 인간존중과 생활 자체에서 안전이 습관화돼야 달성 가능한 일입니다.

또 문화는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학습과 반복에 의해 형성되므로 지속적인 안전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안전경영방침을 직원들과 협력업체가 충분히 공감하고 동참해 생활속에 안전문화란 정신이 정착되고 밑거름이 돼 무재해 17배수를 달성했다고 믿습니다.

▲현장근무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밝혀 주십시오.

양수발전소는 물을 이용하는 수력발전의 일종으로 상·하부댐 낙차를 이용한 발전방식입니다. 평소 잉여전력을 이용해 물을 상부댐으로 올렸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하부댐으로 물을 내려 보내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입니다.

이런 특징을 갖다 보니 전력수급 비상사태시 수시로 발전·정지를 반복하는 전력산업의 5분 대기조라는 임무와 최대전력수요 조절기능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항상 긴장하며 근무할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더불어 자신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가요.

소통이 없다면 그 어떤 훌륭한 경영방침도 실현시킬 방법이 없다고 봅니다. 저는 현장에서 공기업 특성상 다소 경직된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직장에서의 안전은 가정의 행복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믿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회식자리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 문화 활동의 날을 정해 직원들과 문화체험 및 동호회활동 등을 함께 하다 보면 진실된 대화가 가능해지고 배려의 마음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공감된 자리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이해하면서 열린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산청양수발전소의 안전달인

송창섭 안전담당파트장

기본에 충실하고 규정 지켜야 사고 막을 수 있어
전직원이 참여하는 이벤트 통해 안전습관화 유도

▲안전관리에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하루에도 10여회 발전·정지를 반복하는 양수발전의 특성상 항상 긴장하면서 발전설비의 안정적인 운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안전을 소홀히 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안전의식을 환기시키고자 매월 안전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사업소 안전경영방침인 안전문화가 정착이 될 수 있도록 안전점검의 날 시행, 위험성평가, 아차사고사례 발표회, 안전표어 공모, 무재해 다짐대회, 사외강사 초청특강, 안전사고사례 전시물 설치 등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통해 안전이 습관화 될 수 있도록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안전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안전관리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야는.

실질적인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영방침에 안전보건정책을 반영하고 세부 실행지침을 정해 주기적으로 실행 결과를 자체평가 및 개선하는 등 재해예방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4년 6월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KOSHA 18001 도입과 2010년 11월 OHSAS 18001 인증 이후 현장의 안전시스템이 한단계 성숙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단순한 인증이 아닌 시스템의 정착을 목표로 기본에 충실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신념으로 안전관리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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