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쉽게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중소규모 무재해 사업장 섭외를 위해 통화한 안전보건공단 관계자의 대답이다. 국내에 수많은 사업장이 무재해운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안전신문이 올해 야심차게 진행하는 중소규모 사업장 무재해 사례 발굴을 위한 대상 찾기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대기업 사업장의 경우 이제 사업장 안전에 눈을 떠 무재해 달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반면 중소 사업장 대부분은 아직도 안전은 뒷전이다. 붙잡고 취재할 만한 담당자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 중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안전팀을 꾸려 근로자 안전 확보와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사업장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천남동공단에 위치한 (주)메라톤이다. <편집자>

 

“안전은 규모가 아니라 지키려는 의지가 중요

회사가 신뢰 줘야 근로자 안전행동 이끌 수 있어”

 

전직원에 명확한 안전 목표 제시

(주)메라톤(대표이사 성지용·www.melatone.co.kr)은 인테리어 내외장재 생산업체로 고밀도 목재, 강마루, 플로어링, 내화학성 자재 등을 만들고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쉽게 제품이 떠오르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메라톤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조금 전까지 일하던 사무실 책상 표면, 점심 때 밥을 먹던 식당 테이블의 상판, 회사 화장실의 칸막이, 하루 일과가 끝나고 편하게 쉬는 아파트의 거실 바닥까지 곳곳이 메라톤 기술이 녹아든 제품이다. 근로자 200여명이 일하고 있는 메라톤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안전 목표를 명확히 제시한다.

모든 근로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회사 중앙에 무재해 기록판을 배치하고 무재해 목표 달성을 위해 남은 시간을 표시한다. 현재 메라톤의 안전시계는 무재해 2배를 넘어 3배로 달려가고 있다. 올해 연말 메라톤 가족들은 즐거운 연말연시와 함께 무재해 3배 달성이라는 결실을 함께 할 것이다.

 

회사의 노력을 직원에게 보여줘

회사 곳곳에서 메라톤의 안전 노력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위험에 대비해 각종 보호구가 비치돼 있는 안전보호구함이 눈에 띈다. 보호구함에는 화학물질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보호복, 장갑은 물론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물품들이 구비돼 있다.

이 보호구함은 메라톤 직원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보호구함 비치와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또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심장마비에 대비해 자동제세동기도 마련돼 있다. 3층 사무실, 1공장 통로, 2공장 통로 등 곳곳에 설치돼 있는 자동제세동기는 심장마비로 인한 응급환자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해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추락이나 낙하 위험이 있는 모든 지역은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고 협착 등 재해 우발 지역은 방호덮개로 분리돼 있다. 근로자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이재호 안전환경팀 대리는 이러한 노력이 근로자들에게 신뢰감을 줘 안전행동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근로자 안전을 위해 관심을 갖고 이 만큼 투자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스스로 안전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고 안전환경팀을 신뢰해 따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안전한 사업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사실 이러한 안전조치 이전에 메라톤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환경팀을 구성했다는 것.

근로자 200여명이 일하고 있는 남동공단의 한 공장에 안전환경팀이 조직돼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뉴스거리다.

중소기업이지만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와 근로자들의 마인드는 대기업 못지 않다는 것을 말해 주는 일이다.

아니 어쩌면 흉내만 내는 기업들이 메라톤을 보고 반성해야 할 처지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 및 점검

각종 정기검사도 매뉴얼에 맞춰 진행된다. 연 1회 도시가스시설 정기점검과 소방시설 작동기능점검이 진행된다. 이 때 도시가스 라인 및 가스감지기의 작동 여부가 확인되며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설도 최신 상태가 유지된다.

안전교육 또한 체계적이다. 인천공단 소방서와 함께 한 화재예방교육은 실제 직원들의 안전의식 고취는 물론 재난 대응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교육은 전 직원이 참여, 안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된 자리였으며 자기 자신은 물론 동료를 위해 안전활동을 전개해야 함을 인식한 자리기도 했다.

또 설치돼 있는 자동제세동기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한 교육은 직원 중 15인을 선정, 이론 및 실습으로 진행했다.

이와 병행해 사업장 안전을 위한 전문교육이 외부 강사를 초빙한 가운데 시행되고 있다.

작업환경측정과 근로자 건강검진도 최근 시행됐다. 작업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유해인자에 근로자가 얼마나 폭로되는지 꼼꼼하게 살펴 혹시 모르는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남보다 앞서가는 안전활동

메라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근로자 특별안전교육, 지게차 정기점검, 위험기계 정기검사를 올해 안전활동의 포인트로 삼고 있다. 사내 운전 중인 지게차, 호이스트는 물론 유해물질을 다루고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그 위험과 안전대책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련 기계를 대상으로 한 검사를 깐깐하게 진행,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한다.

특별히 청력보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소음 수준을 초과하는 작업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메라톤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소음 제거를 위한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근로자 개개인에게 미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조직을 구성하고 대응법을 서류화했다.

이 내용이 지켜지는지 안전환경팀은 상시 감독했고 소음으로부터 근로자가 안전함을 확인했다.

 

[인터뷰] 성지용 (주)메라톤 대표이사

메라톤은 모든 경영활동에 안전을 고려한다. 아니 안전을 우선한다. 

근로자 200인 남짓한 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성지용 대표이사의 강력한 추진력은 전정한 안전제일을 실현했다.

메라톤은 윤리와 도덕의 숭상, 전 사원의 공존공영, 기업을 통한 사회봉사를 경영 이념으로 삼고 있다.

우리 사회가 바라는 기업의 이미지다.

성 대표는 이러한 이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안전보건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윤을 추구하기 이전 근로자의 안전보건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모든 일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보다 성숙된 자세로 안전보건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같은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메라톤을 무재해 사업장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의 생각은 곧 현장에 적용된다. 메라톤은 잠재적인 사고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산업재해 제로를 달성하고 있다.

또 작업환경 개선을 통해 근로자 건강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통해 ‘Best Safety Works’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의 실천도 성 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완벽한 안전체계와 장비가 갖춰 있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반드시 사고가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성 대표는 안전활동에 앞장선다.

안전조회는 물론 각종 안전회의에 가능하면 빠짐없이 참석하고 활동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사업장 내 뿐 아니라 외부 환경에도 신경 쓰고 있다.

대기배출 오염물질 감소, 폐수발생의 최소화, 발생폐기물의 재활용 및 에너지화로 클린 사업장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나와 내 직원은 물론 우리 사회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실천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성지용 대표이사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안전한 사업장 만들기를 위해 끊임없이 지원할 생각입니다. 메라톤에 출근한 모든 근로자들을 건강하게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일이 바로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메라톤의 안전달인

이재호 안전환경팀 대리

메라톤의 안전달인 이재호 안전환경팀 대리는 사업장 안전의 기본은 안전교육이라 강조한다.
안전교육으로 모든 사고는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때문에 메라톤에서 정기안전보건교육, 신규채용시 교육, 작업변경시 교육, 특별안전보건교육, 외부업체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함에 있어 누구보다 열정을 다한다.

이 대리는 많은 교육 가운데 신규채용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안전교육이 중요하지만 신규채용시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신규채용시 교육은 가장 기본적인 교육임과 동시에 그 근로자가 메라톤에서 일하는 동안 갖춰야 할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메라톤의 모든 구성원들이 신규채용시 교육을 통해 안전 마인드를 형성한다면 아마도 국내 최고의 안전 사업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대리는 메라톤의 무재해 2배를 넘어 무재해 10배, 20배를 꿈꾸고 있다. 말 뿐이 아니라 자신도 있다.

그만큼 메라톤은 현재가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안전활동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내 안전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수행 중이다.

그 노력의 대부분은 현장과의 소통이다. ‘안전은 사무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현장을 돌며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체계화해 안전활동으로 시행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고 있다.

사업장 구석구석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사소하고 조그마한 위험요인까지 하나하나 발굴해 개선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제가 무슨 안전 달인입니까. 이제 막 안전업무를 시작했는데…. 하지만 누구 보다 열심히 일합니다. 사업장의 안전은 물론 대한민국 안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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