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민간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여건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의 근로자 안전보건환경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국내 산업보건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대한산업보건협회가 ‘혁신’을 외치며 적극적인 변화를 진행 중이다. 월간안전은 심우택 회장을 만나 대한산업보건협회가 추구하는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근로자 건강은 곧 우리 사회 행복의 기반
 산업보건수준 향상 위해 모두가 힘 모아야”

▶ 2016년이 밝았습니다. 올해 국내 산업보건 여건을 전망해 주십시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민간소비, 주택경기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취업자수도 지난해보다 많은 35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원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 후반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과 철강 산업 등 제조업이 어려워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저유가, 중국의 성장둔화 등 우리 경제여건이 만만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업 3곳 중 2곳이 ‘긴축 경영’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만큼 제조업이 어려워지면 국내 산업보건 여건도 팍팍해집니다. 기업들이 산업보건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됩니다. 고령화 근로자의 건강관리도 산업보건의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서비스업 종사 노동자의 감정노동 문제와 전자산업에서의 암 발생문제 등으로 인한 직업병 등 산업보건이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 올해 대한산업보건협회가 역점적으로 펼칠 주요 사업에 대한 소개 바랍니다.
산업보건협회는 산업보건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정체성 확립 및 가치 제고, 시스템 경영 구축 및 고객 만족 실현을 위해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업보건기관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협회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낮은 수익성과 더불어 성장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협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조직 혁신, 사업 혁신, 교육홍보 혁신 등을 노사가 함께 한뜻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2016년 새해 임직원 모두 변화와 혁신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수립코자 합니다. 올해 수립될 비전은 향후 산업보건의 미래와 협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존재 가치, 우리가 도달해야만 하는 목표,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등 우리의 의지와 사명을 담아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바탕으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 근로자 건강증진 및 직업병 예방을 위해 관련 기관들의 질적 향상이 요구됩니다. 협회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산업보건사업을 수행하면서 오랫동안 축적돼 온 지식과 경험을 체계화하고 사업운영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절차와 운영체계를 시스템화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달부터 근로자들이 개인 검진 결과를 모바일 앱을 통해 받아보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모바일 검진 앱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는 5년간의 개인 검진결과, 혈압, 혈당 등 자가건강관리 체크, 유소견 검사값에 대한 변화추이 그래프, 건강관리 방법 등입니다.
산업보건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들의 역량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협회 의사들을 대상으로 업무상 질병 판정 및 건강검진, 보건관리 담당 의사의 책임과 역할 등을 주제로 매년 1박2일 워크숍을 개최해 검진의 질 관리 및 개인 역량 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건강검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40시간 이상의 직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행정직원들의 전문성 강화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감정노동의 문제는 이미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감정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회장님의 견해를 알고 싶습니다.
감정노동은 기존에 알려진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상적인 업무스트레스가 아닌 근본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관리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감정노동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적 해결 방안 뿐아니라 정책적,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전환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서비스해야 하는 서비스업 뿐아니라 모든 기업과 보건관리자는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첫째 관심대상자의 직무와 감정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트레스의 강도가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둘째 관심대상자의 스트레스 수준(체크리스트 등)과 현장의 동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셋째 스트레스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스트레스 위험군에 따라 단계적으로 심리상담을 실시하거나 심리상담을 지원(고용안정센터, 안전보건공단 등의 심리상담 지원센터 운영 및 활용)하는 등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스트레스관리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 다양한 산업보건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산업보건협회 차원의 방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산업보건협회는 다른 산업보건기관과는 달리 산업보건환경연구원을 두고 있습니다.
산업보건기관으로서 각 센터는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연구원은 중앙분석실험실, 산업환경연구실, 보건관리연구실, 인간공학연구실을 두고 국내외 학술지 및 협회 산업보건지에 논문 게재 등의 연구 활동과 산업보건관련 현장 연계 연구활동 및 지원을 통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의 산업보건 문제해결방법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산업보건의 발전과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각 연구실 단위의 현장 중심 연구를 다각도로 활성화하고 국내 산업보건연구기관과 연계를 강화해 산업보건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연구 결과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론화해 정책 건의와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고 산업보건사업을 통해 현장에 적용해 현장의 산업보건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할 예정입니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보건기관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협회의 계획을 밝혀 주십시오.
지난해 한국에서 개최된 국제산업보건대회(ICOH)의 서울성명서에 의하면 전 세계 근로자의 4분의 3이 산업보건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연간 23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특히 소규모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위험 속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보건 공통의 문제들을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해 안전보건정책, 전문가 양성, 교육훈련, 정보교환 등 활동에 공동 협력함으로써 국가 간 안전보건 격차를 해소하고 함께 풀어나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노동력 중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취약한 근로환경에서 산업재해의 위험 속에 처해 있습니다. 산업보건협회는 외국인 근로자 후원, 건강검진, 담당인력 교육 지원 등의 사업을 해 왔습니다.
기존 활동들도 외국인 근로자 지원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는 산업보건전문기관으로서 체계를 가지고 접근하고자 합니다.
법체계에서 소외돼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강문제에 더욱 접근해 건강하고 행복한 근로자로서 노동현장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산업보건지원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국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직원역량을 계발하고 1984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대표기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한·일·중 학술교류 등 국제학술활동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끝으로 산업보건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업의 가치 요소로서의 산업보건 수준, 기업과 근로자의 건강과 안녕은 우리 사회의 행복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산업보건의 발전과 기업의 산업보건 수준의 향상은 산업보건기관과 산업보건인, 산업현장의 사업주와 근로자, 정부 그리고 현장과 다양한 계층에서 노력하는 산업보건 관계자들의 유기적인 활동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협회는 그 선두에서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고자 하므로 산업보건 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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