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유람선 좌초 안전사고, 안전 불감증에 경종 울려

2025-11-26     안전신문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는 안전규정을 무시한 전형적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항해사는 수동 조종해야 할 협수로(狹水路)에서 휴대전화를 보느라 자동항법장치를 수동 전환하지 못했다. 외국 국적 조타수도 아무 역할을 못했고 선원법에 따라 조타실에 있어야 할 선장은 쉬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 짓을 해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킨 일등항해사 A(40대) 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40대) 씨에 대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이들이 “증거 인멸·도주가 우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 구속됐다.

탑승객 267명 중 30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운항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때도 과적 등 각종 규정위반이 대형참사로 이어졌는데 안전 불감증이 여전히 고질화했다.

2022년 11월엔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 기관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사망사고를 냈다. 근래 2년 반 동안 코레일 기관사의 징계사유 2위가 운전 중의 ‘휴대전화 사용’이었다는 자료도 있다. 수십 명, 수백 명의 안전을 책임진 사람들이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나마 버스와 열차는 각각 도로교통법과 철도안전법에 따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선박 항해사의 휴대전화 사용규제는 마땅한 법규도 없는 실정이 드러났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근무자들이 휴대전화로 영화나 유튜브를 시청하자 회사가 안전사고 위험을 이유로 와이파이를 차단했더니 노조가 강력 반발한 것이 불과 몇년 전 일이다. 지금 우리 산업현장과 사회 곳곳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핼러윈 참사 같은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도 기본을 정비하고 예방책을 세우기보다 그런 사고를 정쟁에 이용하기에 바빴다. 각 부문에서 안전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안전제일이 최우선임을 다시 환기시켜 주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할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