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열 잡고 달 기지 건설까지"…K-딥테크, 글로벌 시장 출사표
한국AI콘텐츠협회 'KACANOVA 데모데이 2025' 성료…김기동 협회장 "나스닥 상장 지원" AIT-E·베이스앤파워시티·유어라운드 등 유망 스타트업 3사, 독보적 혁신 기술 '주목'
한국AI콘텐츠협회(KACA, 협회장 김기동)는 24일 서울 강남구 더로아에서 'KACANOVA 글로벌 데모데이 2025'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국내 유망 AI·딥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노바벤처스(대표 박지영)와 AK 벤처 파트너스(AK Venture Partners)가 공동 주관했으며,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부터 우주 건설 로보틱스,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서비스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참여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피칭(사업 발표)을 진행했다.
김기동 협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의 AI·딥테크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 생태계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번 카카노바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나아가 미국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와 나스닥 상장까지 이어지는 '한국판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이날 데모데이의 첫 번째 발표 주자로 나선 AIT-E(에이아이티이)는 AI 데이터센터의 고질적인 발열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하이브리드 액체 냉각 시스템'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도경 AIT-E CTO(최고기술경영자)는 "현재 다국적 기업들의 기술로는 GPU 표면 온도가 80℃에 육박해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만, AIT-E는 독자 개발한 콜드플레이트와 복사냉각 패널을 융합해 이를 43~50℃까지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CTO는 이어 "지난 8년간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이미 기술 검증을 마쳤다"면서 "단순한 데이터센터 냉각을 넘어, 최근 미국 기업과 협업을 논의 중인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까지 기술 적용을 확대해 글로벌 열 관리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 기업인 베이스앤파워시티(Base & Power City, 대표 이동욱)는 지구를 넘어 달(Moon) 기지 건설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IBM 등과 협업 중인 이 회사는 양자컴퓨팅 기반의 로보틱스 시스템을 통해 2027년 본격화될 글로벌 달 건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동욱 대표는 유기체의 외골격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 방사능과 극한의 먼지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로버(Rover) 'VOLT-9'과 굴착 모듈 등을 소개하며 "우주 환경에서의 로봇 제어 기술은 지구 내 교통 약자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즉시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유어라운드(Uaround, 대표 김지수)는 이미 전 세계 120개국 13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얼굴 합성 앱 'Wefaceswap'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AI 점성술 상담 서비스 '포춘피아(Fortunepia)'를 선보였다.
김지수 대표는 "미국의 점성술 및 타로 상담 시장은 228억 달러 규모에 달하지만, 상담 비용이 분당 3~4달러로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24시간 상담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최근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K-사주'와 타로에 대한 미국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했다"며 내년 1월 런칭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업들의 발표 사이에는 국내 1호 협상 전문가인 박상기 BNE컨설팅 대표의 특별 강의가 진행됐다. 박 대표는 과거 CJ엔터테인먼트와 파라마운트 간의 로열티 분쟁 당시 법적 다툼 대신 치밀한 논리로 위기를 넘겼던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이 개발한 데이터 기반 전략 협상 생성 AI '네고메이트(NEGOMATE)'를 시연했다.
박 대표는 "네고메이트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문서를 AI가 단 5분 만에 분석해낸다"며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든 제안(Hooker)과 협상 결렬 시 상대가 겪을 최악의 시나리오(WATNA)를 도출해줌으로써, 기술력은 좋지만 협상력이 부족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박지영 노바벤처스 대표는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이 '데스 밸리(Death Valley)'를 넘어 스케일업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사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실질적인 성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동 협회장은 "이번 1기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프라이빗하게 진행했지만, 2기부터는 규모를 대폭 확대해 더 많은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