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설구조물 재해, 건설 산재 40% 육박
한국비계기술원 주관 비계 작업 안전관리 체험교육 주목
22일까지 한국수력원자력 각 지역 본부 공사 관리 감독자 교육 구슬땀
“직접 쇠파이프 옮기며 설치… 작업자 지도·관리에 도움”

비계 설치 위해 옮기는 한수원 소속 직원.
비계 설치 위해 옮기는 한수원 소속 직원.

“회사에서 비계 작업할 때 관리자가 입회 하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하는데 잘 모르기 때문에 멀뚱멀뚱 서있는 경우가 많다. 알고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왔고 회사에서 시킨 것이 아니라 내 의지로 왔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정비반 소속 직원 ㄱ씨.

“눈으로만 보던 (비계)설치 작업을 직접 해보니 뭐가 맞고 틀린지 알 것 같다. 힘들긴 하지만 일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쇠파이프가 무거웠다(웃음)”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안전팀 소속 직원 ㄴ씨.

이달 21일 찾은 한국비계기술원 부산지사. 이곳에선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은 인원들이 6m 가량의 기다란 쇠파이프(비계)를 옮기고 두드리며 조이느라 분주했다. 비계 작업 안전관리 체험교육을 받는 한국수력원자력 소속 공사·안전·정비 관리 감독자들의 모습이었다.

통상 건설현장을 비롯한 전기, 시설물 등 설치 작업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비계다.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게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로, 공사를 위해 말 그대로 가짜(임시)로 설치했다, 해체하고 다시 설치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문제는 특성상 불안정한 구조와 낮은 정밀도 등으로 추락 재해나 넘어지거나 무너지는 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건설현장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약 40%에 육박하는 수치가 비계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계 작업 교육 강사 설명 듣는 한수원 직원들.
비계 작업 교육 강사 설명 듣는 한수원 직원들.

이에 각 지역에 퍼져 있는 전국 한국수력원자력 본부의 공사 관리 감독자들이 한국비계기술원으로 모여 ‘직접 체험’하며 비계 작업의 공정과 안전을 체득했다. 한국비계기술원은 고용부와 국토부로부터 인정 받은 각종 인정·훈련·실험 기관이다.

특히 비계기술원의 가설공사 관리 감독자 체험 실습교육의 경우, 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체험 교육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절감해 다수가 거쳐 갔다. 포스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SK건설, 효성중공업, 현대제철 등 건설업 위주 대기업부터 한국남동발전, 삼천포화력발전, 한전KPS, 미8군사령부까지 해당 교육을 수료했다.

이번엔 국내 최대 원자력·수력 발전 기관인 한수원 직원들이 팔을 걷었다. 울진, 광주, 기장 등 대부분 본부 차원이 아닌 직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바탕돼 참석하는 식으로 교육 참여성과 효과는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150명 가량의 한수원 직원들이 2박3일에 걸쳐 8차까지 이어진 교육을 통해 가설 공사에 관한 이론·법, 기준 등을 익히고 체험을 위해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었다. “설계 순서가 중요합니다. 방법을 제대로 지켜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붉은색의 작업복을 입은 교육 전문강사의 목소리가 우렁찼고 조립도를 꼼꼼히 살피며 설치에 여념이 없는 교육생들의 눈이 빛났다.

3층 높이의 가설물까지 완성되고 있는 모습.  
3층 높이의 가설물까지 완성되고 있는 모습.  

3개조로 나뉘어 3층 높이 가설 구조물과 안전 난간까지 쌓아 올린 이들은 설치만큼이나 중요한 해체 작업까지 실시해 전반의 과정을 익혔다. 조별 완성된 구조물 점검과 체크리스트 작성도 모두 포함됐다.

이튿날 옆 건물에선 건설현장 품질시험 대상인 가설기자재 성능 시험 실습도 진행됐다. 법에 따라 가설 시설물에 쓰이는 비계용 강관이나 클램프 등은 품질검사전문기관으로부터 국제공인 시험을 받아야 한다. 비계기술원이 해당 기관으로서 이번 한수원 교육생들이 직접 성능시험 실습을 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일련의 교육 과정을 마친 한수원 직원들은 앞서 거쳐간 각 기업들의 관리 감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라이선스와 같은 가설공사 관리감독자 인증서를 받아 더 전문적인 비계 작업 안전관리자로 거듭나게 된다. 

한수원 안전처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현장 안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비계 안전관리 교육을 받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실효성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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